이쪽으로 가셔야죠|왓섭! 공포라디오
shsh님 사연입니다.
<이쪽으로 가셔야죠>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적인 일과 방황으로
모든 심신이 무너져
유독 건강이 안 좋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건강 문제로 생긴 일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장기적이고 지속적이게 묘한 일을 겪어
제보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시작된 계기는
정확히 언제부터라 얘기하긴 어렵습니다만,
14년 즈음부터 한참 제가 힘이 들던 시절에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꿈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대개 2~3명 정도 되는
중년의 여성들이었습니다.
저는 늘 높은 언덕을 오르며 헤매는 꿈을 꾸었고
그때마다 그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나
저를 어딘가로 끌고 가려고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꿈이 비정기적이었다는 건데,
텀이 짧을 땐 일주일 단위로 나타나다가
점점 길어지며 2주일, 한 달
이런 식으로 멀어져 갔으나
그 사람들이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보였던 건
충분히 두려움을 안겨주는 일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표정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강하게 저를 바라보는 눈빛,
인위적인 미소,
그 표정으로 그 사람들은
늘 저에게 같이 가자고 했었습니다.
초반엔 억지로 끌려가는 모습으로 꾸었고
그다음 꿈에서는 도망치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 날,
개인 일을 병행하다 열이 나기 시작해
근 일주일을 앓아눕는 일이 생겼는데,
응급실에 다녀오고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잠이 들면
또 그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두 달 만에 나타났습니다.
언제나처럼 언덕길을 오르며 헤매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제 팔을 확 잡아끌며
처음으로 평소와 다른 말을 하더군요.
[이쪽으로 가셔야죠.]
너무 선명한 소리에 놀라 잠이 깼습니다.
그리고 열은 점점 더 오르기 시작했고
먹은 약까지 토해내는 지경에 이르기 시작했죠.
이를 지켜보던 언니와 동생은
제가 정말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빠를 억지로 깨웠고
저는 그렇게
새벽 중에 두 번째로 응급실에 가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입원이었고
저는 그 순간에도 꿈에 나타나는 그 사람들이 무서워
헉헉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입원은 아주 어릴 때 이후로 처음 겪었기 때문에
제 인생에서 나름 큰 충격을 안겨준 일이 되었고
이후로 기운을 차려서
개인적인 일들과 방황을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3달쯤
다시 그 사람들이 꿈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꿈이 좀 달랐습니다.
늘 끌려가거나 도망치던 제가
그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저리 좀 꺼지라고 제발 사라지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겁니다.
저의 외침에
그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었고
저는 계속 악다구니를 쓰며 화를 내다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처음으로 이 꿈을 꾼 후
속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로 신기하게도 그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고
현재의 저는 제법 자부할 정도로
정신력이 단단한 사람으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한 2년 정도를 그 꿈에 시달렸던 것 같네요.
그때 단순히 스트레스로 인해 겪어온 일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것이든 결국 저를 포함한 여러분 모두가
자기 자신을 강하게 잡아야 한다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여담으로 제가 입원을 할 정도로 아팠다고 했는데
아프기 전에도 제법 묘한 일이 있어 추가로 써봅니다.
제가 아프기 전,
멀쩡한 원형의 접시를 설거지하다가
정확히 반으로 쩍 갈라진 일이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깨끗하게 갈라진 접시에
전 당황해서 아빠께 말했고
이 일이 있고 바로 다음 날부터
갑자기 앓아눕기 시작하다가
그 사람들이 나타나는 꿈을 꾸고는
입원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신경도 안 썼던 일이었는데
입원 중인 제게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너 아프기 전에 그 접시 갈라진 일 있었잖냐.
혹시 그것 때문에…"
"에이~ 우연이겠지."
당시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결국 그 일이 의식이 되어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