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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절망의 나날, 아홉 번째-105

절망의 나날, 아홉 번째-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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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날, 아홉 번째

옆에 앉아 있던 경찰이 수건을 벗겨 주며 ‘폴리스 오피스'라고 작은 소리로 가르쳐 주었다. 방 분위기를 보는 순간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직감했다.

방에 들어서자 그들은 나를 침대에 내팽개치듯 내려놓고 왼쪽 손목에 다시 수갑을 채워 침대에 고정시켰다. 한치의 실수도 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결의 같은 것을 나는 느꼈다. 잠시 후, 나는 의자에 앉혀지고 50대 쯤으로 보이는 서양인 남녀가 들어왔다.

“만나서 반갑다. 나는 영국인이며 바레인 경찰의 책임을 맡고 있다. 나의 이름은 핸더슨이고 이쪽은 나의 안해 마리아다.”

남자는 영어로 천천히 자신과 자기 안해를 소개했다. 그의 말씨는 부드러웠고 동정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위로해 주었다. 몸은 좀 어떠냐며 찬찬히 살펴보는 호의를 베풀었다. 마리아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듯이 멋지게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유리알같이 파란 눈을 반짝이며 내 얼굴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동물원의 원숭이 같은 기분이 들고, 내 신세가 하도 기가 막혀 눈물을 흘리자 마리아는 얼른 손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모든 것이 다 잘 될거야. 마음 놓고 건강을 회복해야지.”

마리아는 내 빰에 키스해 주면서 귀에 대고 속사였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가지고 온 하늘색 중국제 잠옷을 내놓으며 간호사들에게 갈아입히라고 눈짓을 했다. 간호사들은 약속이 되어 있었던 것처럼, 잽싸게 내가 입고 있던 환자복을 벗기고 중국제 잠옷을 입힌 뒤, “뷰티풀, 뷰티풀! 베리 베리.....”하면서 나를 치켜세웠다. 나는 그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또다시 설움이 북받쳐 흐느껴 울었다. 그들의 마음에도 없는 찬사와 친절이 고문만큼이나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그들이 나를 가지고 논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동정어린 눈과 달콤한 위로의 말은 거짓인 줄 알면서도 의지할 데 없는 나약한 한 처녀를 마음 약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그것이 나는 겁났다.

‘이건 나를 설복시키려는 그들의 작간이야. 방심해서는 안 돼. 마유미, 정신차려! 이 사람들의 작간에 넘어가서는 안 돼. ' 나는 마음속으로 외치며 동요되는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핸더슨은 나의 그런 흔들리는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내가 알아듣기 좋게 천천히 영어로 말했다.

“만약 네가 이곳에서 잘 지내려면 우리를 도와 협력해야 한다. 이 정부에서는 너를 아주 나쁘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네가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핸더슨이 말하는 영어 중에 몇몇 단어는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그가 ‘should help'와 ‘very bad and dangerous'를 강조해서 말했기 때문에 그 뜻은 짐작이 갔다. 그들이 나를 달래면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협박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What shall I talk”라며 반항적으로 말했다. 비록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기어들어가는 작은 소리였지만 대답은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나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하게 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어르면서 뺨때리는 식의 핸더슨 부부의 말투가 솔직히 비위에 거슬렸다. 핸더슨은 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 잔뜩 기대를 걸고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귀를 기울이다가 내 말을 듣고 로골적으로 실망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는 이내 얼굴 표정을 고쳐 부드러운 태도로 말했다.

“내일 다시 올 테니 편한 마음으로 건강 회복에 신경을 써라.”

핸더슨 부부는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절망의 나날, 아홉 번째-105 Tage der Verzweiflung, Der Neunte-105 Days of Despair, the Ninth-105 Дни отчаяния, девятый-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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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나날, 아홉 번째

옆에 앉아 있던 경찰이 수건을 벗겨 주며 ‘폴리스 오피스'라고 작은 소리로 가르쳐 주었다. |||||||||||taught| 隣に座っていた警官がタオルを脱いで「ポリスオフィス」と小さな声で教えてくれた。 방 분위기를 보는 순간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직감했다. |atmosphere|||from now|full-fledged||will begin||sensed

방에 들어서자 그들은 나를 침대에 내팽개치듯 내려놓고 왼쪽 손목에 다시 수갑을 채워 침대에 고정시켰다. |entered||||as if throwing away|||||||on the bed| 部屋に入ると、彼らは私をベッドに放り投げるように降ろされ、左手首に再び手錠をかけられ、ベッドに固定された。 한치의 실수도 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결의 같은 것을 나는 느꼈다. |||would not||resolve|||| 잠시 후, 나는 의자에 앉혀지고 50대 쯤으로 보이는 서양인 남녀가 들어왔다. ||||was seated||in their fifties|||man and woman| しばらくすると、私は椅子に座らされ、50代と思われる欧米人男女がやって来た。

“만나서 반갑다. |glad 나는 영국인이며 바레인 경찰의 책임을 맡고 있다. |is British||||| 私はイギリス人であり、バーレーン警察の責任者です。 나의 이름은 핸더슨이고 이쪽은 나의 안해 마리아다.” ||Henderson|||my|Maria

남자는 영어로 천천히 자신과 자기 안해를 소개했다. |||||his hobbies|introduced 그의 말씨는 부드러웠고 동정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위로해 주었다. |way of speaking|was gentle|sympathetic|||looking|comfort| 彼の言葉遣いは優しく、同情的な目で私を見つめながら慰めてくれた。 몸은 좀 어떠냐며 찬찬히 살펴보는 호의를 베풀었다. ||wondered|||kindness| 体の具合はどうかと、じっくりと見てくれるという好意があった。 마리아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듯이 멋지게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유리알같이 파란 눈을 반짝이며 내 얼굴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Maria|||proudly||||bent|like glass beads|||sparkled|||through|stared マリアはすらりとした体型を誇るように腰を前かがみになり、ガラス玉のような青い瞳をキラキラと輝かせ、私の顔をじっと見つめていた。 동물원의 원숭이 같은 기분이 들고, 내 신세가 하도 기가 막혀 눈물을 흘리자 마리아는 얼른 손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of the zoo|monkey|||||my situation|||||shed|||from her handbag|||tears|wipe| 動物園の猿のような気分になり、私の身の程知らずな態度に涙を流すと、マリアはすぐにカバンからハンカチを取り出し、涙を拭いてくれた。

“모든 것이 다 잘 될거야. ||||will turn out 마음 놓고 건강을 회복해야지.” |||recover 安心して健康を取り戻すんだ。"

마리아는 내 빰에 키스해 주면서 귀에 대고 속사였다. ||in my arms|kiss||||whispered マリアは私の頬にキスしながら耳元で囁いた。

그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가지고 온 하늘색 중국제 잠옷을 내놓으며 간호사들에게 갈아입히라고 눈짓을 했다. ||got up||||Chinese silk||taking out|to the nurses|to change clothes|gesture| 彼女は体を起こし、持ってきた水色の中国製パジャマを出して、看護師に着替えるように合図した。 간호사들은 약속이 되어 있었던 것처럼, 잽싸게 내가 입고 있던 환자복을 벗기고 중국제 잠옷을 입힌 뒤, “뷰티풀, 뷰티풀! |||||swiftly||||patient gown|||pajamas|||beautiful|beautiful 베리 베리.....”하면서 나를 치켜세웠다. berry||||stood up ベリーベリー.....」と私を褒めてくれました。 나는 그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또다시 설움이 북받쳐 흐느껴 울었다. ||chattering||||sorrow|throb|sobbed| 私は、彼らの話し声に耳を傾けながら、またもや悔しさがこみ上げてきて涙を流した。 그들의 마음에도 없는 찬사와 친절이 고문만큼이나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in their hearts||praise|kindness|as much as torture||fear| 彼らの心にもない賞賛と優しさは、拷問と同じくらい私を怖がらせた。 그들이 나를 가지고 논다는 생각도 들었다. |||argue|| 彼らが私をいじっているような気がした。 그 동정어린 눈과 달콤한 위로의 말은 거짓인 줄 알면서도 의지할 데 없는 나약한 한 처녀를 마음 약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false||||||weak|||||to make|was enough その同情的な眼差しと甘い慰めの言葉は、嘘だとわかっていながら、頼るところのない弱い乙女を弱気にさせるのに十分であった。 그것이 나는 겁났다. ||was scared

‘이건 나를 설복시키려는 그들의 작간이야. ||trying to subdue||machination これは私を征服しようとする彼らの仕業だ。 방심해서는 안 돼. you can't let your guard down|| 油断は禁物だ。 마유미, 정신차려! |wake up 이 사람들의 작간에 넘어가서는 안 돼. ' ||conscience|fall|| この人たちの作為に負けてはいけない。'と。 나는 마음속으로 외치며 동요되는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wavering||correct||with all my might| 私は心の中で叫びながら、動揺する心を正すのに必死でした。 핸더슨은 나의 그런 흔들리는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내가 알아듣기 좋게 천천히 영어로 말했다. Henderson|||||penetrated|as if to see||||understand||slowly|| そんな私の揺れる心を見透かしたかのように、ハンダーソンは私が聞き取りやすいようにゆっくりと英語で話してくれた。

“만약 네가 이곳에서 잘 지내려면 우리를 도와 협력해야 한다. ||||to settle|||cooperate| "もし君がここでうまくやっていくためには、私たちを助けて協力しなければならない。 이 정부에서는 너를 아주 나쁘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individual|| この政府では、あなたを非常に悪い、危険な人物だと考えている。 왜냐하면 네가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do not speak|| なぜなら、あなたが何も話さないからです。"

핸더슨이 말하는 영어 중에 몇몇 단어는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그가 ‘should help'와 ‘very bad and dangerous'를 강조해서 말했기 때문에 그 뜻은 짐작이 갔다. Henderson|||||||||should|'help'||bad||dangerous|emphasized|said||||| ハンダーソンが話す英語のうち、いくつかの単語は聞き取れなかったが、彼が「should help」と「very bad and dangerous」を強調して言ったので、その意味は推測できた。 그들이 나를 달래면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협박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coax|||coercing|||was clear 彼らが私をなだめながら、一方では密かに脅迫しているのは明らかでした。 나는 “What shall I talk”라며 반항적으로 말했다. ||should||||rebelliously| 私は「What shall I talk」と反抗的に言いました。 비록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기어들어가는 작은 소리였지만 대답은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sneaking||small sound||tapping|accurate|with precise pronunciation| 手の甲で口を塞いで這い込むような小さな声でしたが、答えははっきりとした正確な発音で語られました。

나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하게 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be shameless|||behave|| 私は恥ずかしげもなく堂々とした態度で臨むべきだと判断した。 그리고 어르면서 뺨때리는 식의 핸더슨 부부의 말투가 솔직히 비위에 거슬렸다. |while pretending|slapping||Henderson|||||irritated そして、大人ながらに叱咤激励するようなハンダーソン夫妻の口調が、正直、鼻につく。 핸더슨은 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 잔뜩 기대를 걸고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귀를 기울이다가 내 말을 듣고 로골적으로 실망하는 기색을 보였다. ||||||||||touch||||||||disappointed|| ハンダーソンは、私の口からどんな言葉が出るのか、顔を合わせるほど耳を傾けていたが、私の言葉を聞いて露骨に失望した様子だった。 그는 이내 얼굴 표정을 고쳐 부드러운 태도로 말했다. ||||||with a gentle attitude|

“내일 다시 올 테니 편한 마음으로 건강 회복에 신경을 써라.” ||||||health|recovery||

핸더슨 부부는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the Hendersons||||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