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의 고백 (Kim Hyun-hee's confession), 나의 대학시절, 열 번째-30

나의 대학시절, 열 번째-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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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시절, 열 번째

탄광을 나온 우리는 모두 눈만 반짝반짝하고 얼굴은 물론 온몸이 새까만 석탄덩이였다. 정말 한심한 몰골이였다. 자기 얼굴은 못 보지만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을 짐작해 보았다.

곧바로 목욕탕으로 달려가 몸을 씻고 작업복을 빨았다. 목욕탕에 들어가 작업복을 벗어 보니 겉 옷만 새까만 게 아니라 속내의 까지도 새까맣게 되어 있었다. 몸에 비누칠을 몇 번씩 해가며 닦았으나 석탄가루가 살에 깊숙이 배였는지 잘 닦아지지 않았다.

몸을 닦은 뒤 옷을 갈아입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날아갔다. 식당에는 ‘영양식당' 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었다. 그날 아침은 새해 아침 특식이였다. 돼지고기국, 튀김, 그리고 사과와 누런 사탕가루가 나왔다. 사회에서는 구경할 수도 없는 사탕가루와 고기국을 받고 우리들은 감격해 하며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탕가루는 물에 타서 입에 칠하듯이 아껴 먹었다. 그때 입안에서 녹는 달콤한 맛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사과 역시 모두들 감히 아까워서 깨물지를 못했다. 과일을 구경한 것이 얼마만인지 몰랐다. 북조선에서는 흔히 과일상점 앞에 과일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일이 많다. 과일상점이래야 진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수지사과, 수박들과 말린 고사리들 뿐이다. 어쩌다가 언 사과라도 팔면 더욱 줄은 길어지는데 그 나마 물건이 모자라 중간에서 떨어져 버리곤 했다. 어느 할머니가 판매원에게,

“판매원 아지미, 우리 며늘아이가 임신중이데서 그러는데...꼭 사과만 먹고싶다구 그러잖수. 며칠째 계속 시내를 쏘다니며 과일 상점을 다 돌아다녔는데도 빈손이야. 언 사과라도 좋으니 몇 알 좀 팔아 주구래.”

하며 통사정을 하는 정경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어디에서나 그런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과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사과가 얼지도 않은 채 싱싱하게 우리 손에 들려져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하루를 쉬고 다음 날부터는 낮교대로 가서 일했다. 처음 갱 속으로 들어갈 때는 얼결에 들어가 일했으나 두 번째 부터는 꾀가 생겨 갱 안으로 들어가기 싫어졌다. 3일 동안을 겨우 버티며 탄광 지원을 마쳤다. 직접 탄부 일을 체험하고 탄광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았다.

어떤 탄부에게 탄광일을 기계화 하는 문제를 이야기했더니 그 탄부는 말하기를,

“삼신탄광은 석탄 질이 좋아서 일본이 일제 때부터 지금까지 이곳 석탄만 사가고 있지. 그러나 지질상 난점이 있어 기계화 하지 못하는거야”

하고 말하는 것이였다. 구체적으로 지질상의 난점이 어떤것인지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계화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 모양이였다. 인간으로서 오래동안 계속 할 일이 못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평생을 탄부로 지내는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아마도 속에 든 오장육부까지도 새까말 것 같았다. 숨 쉬면서 들여 마시는 석탄가루가 결코 적지 않은 량으로 짐작되였다. 탄광지원은 괴로웠지만 경험상 좋은 교육을 얻었다며 우리 들은 만족해 하였다.

나도 평양외국어대학 1학년 겨울방학때 통행증을 발급받았다. 마침 함경남도 신포에 사는 큰 고모 집 둘째딸이 시집가는데 예장감으로 가져갈 이불감이 없으니 구해 달라는 부탁이 왔다. 아버지가 아는 사람을 통해 외화 상점에서 겨우 이불감 한 감을 사서 준비해 놓았던 참이였다.

그렇게 발급받기 힘든 통행증을 내가 학교에서 받아 오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였다. 당시 중학교에 다니고 있던 현수를 데려 가기로 하고 온 가족이 려행 준비를 거들었다. 나는 아이 1명이라고 적어 넣은 내 통행증으로 려행을 한다는 일이 가슴 뿌듯했다. 통행증 발급은 내가 서류상 완전한 성인이 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내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나의 대학시절, 열 번째-30 my|college years|ten|th Meine College-Jahre, Zehnte - 30 Мои студенческие годы, 10-30 My college days, the tenth-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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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시절, 열 번째 my|college years|ten|tenth My college days, the tenth

사탕가루는 물에 타서 입에 칠하듯이 아껴 먹었다. the powdered candy|in water|mixing|in my mouth|as if applying|sparingly|I ate 飴の粉は水に溶かして口に塗るように惜しみなく食べました。 The sugar powder was mixed with water and savored as if applying it to our mouths. 그때 입안에서 녹는 달콤한 맛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that time|in my mouth|melting|sweet|taste|even to this day|forgetting||not その時の口の中でとろけるような甘い味が今でも忘れられない。 The sweet taste that melted in my mouth at that time is something I still can't forget. 사과 역시 모두들 감히 아까워서 깨물지를 못했다. apple|also|everyone|daringly|precious|biting|couldn't リンゴも皆、もったいなくてなかなか噛むことができませんでした。 Everyone was too hesitant to take a bite of the apples. 과일을 구경한 것이 얼마만인지 몰랐다. the fruit|having seen|thing|how long|I did not know 果物を見るのは久しぶりでした。 I didn't realize how long it had been since I had seen fruit. 북조선에서는 흔히 과일상점 앞에 과일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일이 많다. in North Korea|often|fruit store|in front of|fruit|trying to buy|with people|long line|forming|occurrence|is common 北朝鮮ではよく果物屋さんの前に果物を買おうとする人たちで長蛇の列ができることがあります。 In North Korea, it is common to see long lines of people in front of fruit shops wanting to buy fruit. 과일상점이래야 진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수지사과, 수박들과 말린 고사리들 뿐이다. the fruit store|for display|in order to|made|placed|Suji apple|and watermelon|dried|ferns|only 果物屋と言っても、陳列するために作られたスジ科、スイカと乾燥したシダだけです。 The fruit shops only have artificial apples, watermelons, and dried fern leaves displayed. 어쩌다가 언 사과라도 팔면 더욱 줄은 길어지는데 그 나마 물건이 모자라 중간에서 떨어져 버리곤 했다. sometimes|frozen|apple|if I sell|more|line|getting longer|that|at least|item|lacking|in the middle|falling|often|happened たまたま凍ったリンゴでも売るとさらに列は長くなるのですが、その分、品薄で途中で落ちてしまうこともありました。 If I happen to sell even a frozen apple, the wait will be longer, but even that, the goods are lacking and I often end up dropping out in the middle. 어느 할머니가 판매원에게, a|grandmother|to the salesperson あるおばあちゃんが販売員に、 An elderly woman said to the salesperson,

하며 통사정을 하는 정경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while|begging|doing|scene|at any time|seeing|possibility|exists しながら通詞をする情景はいくらでも見ることができます。 You can see Jeong-gyeong begging and pleading as much as you want. 어디에서나 그런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과일 구하기가 어려웠다. anywhere|such|scene|witnessing|possibility|being||fruit|obtaining|was difficult どこでもそのような光景を目撃できるほど、果物を手に入れるのは困難でした。 It was so difficult to find fruit that you could witness such scenes anywhere. 그런 사과가 얼지도 않은 채 싱싱하게 우리 손에 들려져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such|apple|frozen|not|state|fresh|our|in hand|being held|is|unbelievable|was そんなリンゴが凍ることなく、新鮮なまま私たちの手に握られているなんて信じられなかった。 I couldn't believe that such apples were fresh in our hands without even being frozen.

집에 돌아와 하루를 쉬고 다음 날부터는 낮교대로 가서 일했다. at home|returning|for a day|resting|next|from day|day shift|going|worked 家に帰って一日休み、翌日から日替わりで働きに行きました。 After returning home and resting for a day, I started working the next day on the day shift. 처음 갱 속으로 들어갈 때는 얼결에 들어가 일했으나 두 번째 부터는 꾀가 생겨 갱 안으로 들어가기 싫어졌다. first|mine|into|entering|when|accidentally|I went in|I worked|second|time||cunning|arose|mine|inside|going in|became undesirable 初めてギャングの中に入った時は無造作に入ったが、2回目からは狡猾になり、ギャングの中に入るのを嫌がるようになった。 When I first entered the mine, I worked without thinking, but from the second time on, I became clever and didn't want to go into the mine. 3일 동안을 겨우 버티며 탄광 지원을 마쳤다. three days|during|barely|enduring|coal mine|support|completed 3日間を辛うじて耐え、炭鉱支援を終えた。 I barely endured for three days and completed the coal mine support. 직접 탄부 일을 체험하고 탄광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았다. directly|miner|work|experiencing|coal mine|work|how|difficult|it is|I knew 直接炭坑の仕事を体験し、炭鉱の仕事がいかに大変なものであるかを知った。 I experienced the work of a miner firsthand and learned how difficult coal mining is.

하고 말하는 것이였다. and|speaking|was It was something that was said. 구체적으로 지질상의 난점이 어떤것인지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계화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 모양이였다. specifically|geological|issue|what|revealed||mechanization|unable to|reason|existing|seemed 具体的に地質上の難点がどのようなものかは明らかにされていないが、機械化できない理由があるようだ。 Although it did not clarify what the specific geological difficulties were, it seemed there was a reason why it could not be mechanized. 인간으로서 오래동안 계속 할 일이 못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as a human|for a long time|continuously|doing|work|cannot|thought|naturally|came to me 人間として長く続けられる仕事ではないとつくづく思いました。 The thought that one could not continue doing this for a long time as a human naturally came to mind. 그러나 평생을 탄부로 지내는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however|for a lifetime|as a miner|living|people|how are they しかし、一生を丹生で過ごす人はどうだろう。 But what about those who spend their whole lives as miners? 아마도 속에 든 오장육부까지도 새까말 것 같았다. maybe|inside|contained|internal organs|completely black|thing|seemed 恐らく中に入っている五臓六腑まで真っ黒になりそうだった。 Perhaps even their internal organs would be completely black. 숨 쉬면서 들여 마시는 석탄가루가 결코 적지 않은 량으로 짐작되였다. breathe|while|in|drinking|coal dust|never|small|not|amount|was estimated 呼吸しながら吸い込む石炭粉塵は決して少なくない量であることが推測された。 The amount of coal dust inhaled while breathing is by no means small. 탄광지원은 괴로웠지만 경험상 좋은 교육을 얻었다며 우리 들은 만족해 하였다. the coal mine support|was painful|based on experience|good|education|I obtained|we|were|satisfied|was 炭鉱の支援は苦しかったが、経験上、良い教育ができたと私たちは満足していた。 The support from the coal mine was painful, but we were satisfied as we gained good experience.

나도 평양외국어대학 1학년 겨울방학때 통행증을 발급받았다. I also|Pyongyang Foreign Language University|first year|during winter vacation|a pass|was issued 私も平壌外国語大学1年生の冬休みに通行証を発行されました。 I also received a pass during the winter vacation of my first year at Pyongyang Foreign Language University. 마침 함경남도 신포에 사는 큰 고모 집 둘째딸이 시집가는데 예장감으로 가져갈 이불감이 없으니 구해 달라는 부탁이 왔다. just now|South Hamgyong Province|in Sinpo|living|big|aunt|house|second daughter|getting married|as a wedding gift|to take|bedding|there is not|find|asking|request|came ちょうど、咸鏡南道の新浦に住んでいる大叔母の家の次女が嫁に行くので、礼装として持っていく布団がないので、取ってほしいと頼まれました。 Just then, I received a request from my aunt's second daughter living in Sinpo, South Hamgyong Province, asking for help because she had no bedding to take as a wedding gift. 아버지가 아는 사람을 통해 외화 상점에서 겨우 이불감 한 감을 사서 준비해 놓았던 참이였다. my father|knowing|person|through|foreign currency|at the store|barely|blanket|one||buying|preparing|had|was 父が知り合いの紹介で外貨ショップでやっと布団一枚を買ってきて準備していたところだった。 My father managed to buy a piece of bedding from a foreign currency shop through someone he knew and had it prep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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