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북한의 공습경보 발령을 보면서
지난 3월 21일 오전 9시 반 북한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인민군 방송은 “적의 공중타격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경보를 발령했고, 방공대피 훈련이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북에서 진행되는 이 훈련을 바라보는 남쪽의 동포로서 저는 착잡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남한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하려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말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남쪽의 그 누구는 물론 미국의 어느 누구도 북한을 선제공격하려는 상상조차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3월 21일 같은 날,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은 미국의 노골적인 핵공갈 위협이 시작되었다고 했지만, 핵을 갖고 노골적으로 공갈·협박을 일삼은 쪽은 바로 북한입니다.
예를 들어, 3월 7일자 노동신문 사설은 “우리 식의 정밀핵타격 수단으로 워싱턴과 서울을 비롯한 침략의 아성을 적들의 최후무덤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위협했습니다. 반면에 남한이나 미국의 그 누구도 평양을 최후무덤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사정이 이러한 데, 누가 누구를 공갈협박 한다는 말입니까?
얼마 전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위협은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공갈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겁니다. 동시에 박 대통령은 “북한이 지금이라도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길로 나온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서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이 벽돌을 한 장씩 쌓아 가듯이 힘을 합쳐 잘 살아보자는 제안입니다.
핵 강국이던 소련이 붕괴된 역사적 사실은 우리에게 핵이 북한의 쇄락을 막지는 못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을 가져봤자 되는 것은 없고 고립만 초래할 뿐이다. 핵무기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나라에 어느 나라가 투자 하려 하겠는가? 북한이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 주길 바란다”라는 간곡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저는 북한 당국이 특히 핵으로 세계를 위협하는 나라에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는 물음을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랍니다. 투자유치는커녕 핵실험으로 경제제재의 올가미는 더욱 강하게 조이고 있습니다. 이미 북한 당국은 경제적으로 숨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위협은 가공된 상상의 위협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