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인권범죄에 대한 국제조사 가능성
"김정은 정권 인권범죄에 대한 국제조사 가능성" 사회: 지난 14일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가 조선의 인권 상황에 대해 언급하면서 국제조사를 촉구해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조선의 인권 범죄에 대한 국제조사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김명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사회: 조선의 인권 범죄에 대해 국제조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유엔 최고인권대표인 나비 필레이대표는 14일 성명을 통해, 조선의 주민 20만 명이 여전히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고, 수감자들에게는 고문과 성폭행, 강제노동을 비롯한 반인권적인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했는데요, 이에 대해 국제사회의 인권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전하며 유엔의 조사위원회 구성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사회: 그럼 필레이대표가 어떤 성명을 발표했는지 그 구체적인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필레이대표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이 넘었지만 조선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라며, 새 지도자가 들어서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개선될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조선의 인권상황은 전 세계에서 최악이지만 핵과 미사일 문제에만 집중되면서, 인권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제사회가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회: 국제사회의 인권단체들은 이번 성명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죠?
기자: 네,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미국의 소리방송과 회견을 통해 유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조선의 인권문제를 범죄라고 단정하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한 것은 대단히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세계기독교연대도 15일 성명을 통해 필레이대표의 조선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조사 촉구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회: 조선 당국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뭐 당연히 조선에 인권문제가 없다고 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스위스 제네바 주재 조선대표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통화에서 조선에는 인권 문제 자체가 없으며 이는 조선의 국가전복을 노리는 적들의 산물이라며, 조선은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의 인권개선 발언을 전면 배격한다고 강변했습니다.
사회: 한데 유엔최고인권대표가 무엇을 하는 자리고, 또 이 대표가 이런 성명을 발표했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겁니까?
기자: 네, 유엔최고인권대표는 유엔의 인권과 관련된 최고 단체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대표를 의미하는데요, 이 단체는 세계인권선언문에 명시된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입니다. 한마디로 인권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다는 말인데요, 이런 유엔인권최고대표가 한 나라의 인권문제에 대해 장문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직접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에 회원국들도 그만큼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성명이 발표된 시점도 미묘한데요,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주요 실무진들이 바뀌고, 한국, 중국, 일본의 지도자들도 바뀌었습니다. 즉 조선 문제를 둘러싼 대부분의 나라들의 지도자나 주요 인사들이 바뀐 시점에 나온 성명이라 이들 나라에 조선 인권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에 매우 시기적절했다고 평가됩니다.
사회: 한데 필레이 대표가 이렇게 강력한 성명을 발표하게 된 계기는 뭡니까?
기자: 탈북주민들과 인권단체들의 적극적인 압박 활동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필레이 대표는 지난 12월, 조선의 14호와 18호 정치범수용소 출신인 신동혁과 김혜숙을 면담한 뒤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조선의 반인도범죄철폐를 위한 국제연대를 비롯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인권단체들이 유엔을 상대로 매우 적극적인 탄원 활동을 펼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 단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 정부 외교장관들에게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각 나라들을 압박해왔습니다.
사회: 유엔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고 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유엔 조사위원회라는 게 뭘 하는 단체입니까?
기자: 네, 유엔 조사위원회는 반인도적 범죄 혐의들에 관한 국제 조사로 유엔이 결의를 통해 구성할 수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 인권이사회, 그리고 유엔총회가 각각 위원회를 구성할 권한을 갖고 있는데요, 독립적인 국제 전문가들이 위원회를 구성해 인권 유린에 대한 증언과 정보를 수집하고, 누가 인권 범죄의 책임자인지 규명하는 종합적인 조사활동을 하는 겁니다. 국제사회는 이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책임을 묻고 인권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됩니다. 또 이를 토대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 만약 설치가 된다면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은 조선에서 인권범죄의 책임자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 처벌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요, 그럼 조사위원회가 구성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습니까?
기자: 작년에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가 모두 표결 없이 조선인권결의안을 채택했고, 유엔의 인권 수장이 행동을 촉구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입니다. 특히 올해는 조선에 대한 조사위원회 구성에 반대했던 중국과 로씨야가 모두 이사국에서 제외돼 어느 때보다 조사위원회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사회: 왜 중국과 로씨야가 이사회에서 제외된 겁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었던 겁니까?
기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단지 임기가 3년인 유엔인권이사국은 두 번 이상 연속으로 이사국이 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입니다. 중국과 로씨야는 이미 6년 연속으로 이사국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빠지게 된 것입니다. 중국과 로씨야가 빠짐으로써 유엔 상임이사국이 행사할 수 있는 거부권을 행사할 나라가 없어졌기 때문에 조사위원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위싱턴의 한 소식통은 일본이나 미국이 결단만 내리면 유엔인권이사회가 표결을 통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사회: 조사위원회가 구성되면 조선의 인권문제 해결에 진일보하는 결과가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이를 위해 인권단체들의 더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보며, 앞으로 열릴 유엔인권이사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네, 김명철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