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부 안해에게 보내는 유서, 일곱번 째
아내에게 남기는 유서를 쓰고 나니 무거운 마음이 오히려 더 무거워졌다.
After writing my suicide note to my wife, my heavy heart felt even heavier.
이제 살아서는 아내와 자식들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는 슬픔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The grief that I could no longer see my wife and children in my life continued to annoy me.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잊으려고, 북에서 가져온 원고를 좀 더 빨리 정리하느라고 애를 썼다.
To take my mind off the pain, I tried to organize the manuscript from the book more quickly.
원고를 읽어 보니 남몰래 써둔 것이라 문맥이 통하지 않은 것이 많고 고쳐 써야 할 데가 적지 않았다.
When I read the manuscript, it was written in secret, so there were many things that didn't make sense to the context, and there weren't many places to rewrite.
나는 일단 아주 잘못된 것만 우선적으로 고치고, 또 그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고「주체철학의 기본문제」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First of all, I decided to fix only the very wrong things first, and even one of them properly, so I started to fix the "basic problem of the Juche philosophy".
늘 그래왔지만 글을 쓰는 시간만은 모든 잡념을 걷어내고 편안한 마음이 될 수 있었다.
It's always been the case, but only the time I spent writing was able to get rid of all my thoughts and feel comfortable.
하지만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 잠이 오지 않았다.
But when I went to bed after work, I couldn't sl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