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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37 - 윤대녕 "어머니의 수저" - Part 1

Episode 37 - 윤대녕 "어머니의 수저" - Part 1

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안녕하세요.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진행하는 작가 김영하입니다. 그동안 안녕히 잘 계셨습니까? 지난 팟캐스트 하고 나서 이번 팟캐스트 하기까지 좀 간격이 좀 있었죠? 개인적으로 좀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것은 아니고요. 제가 2월 말에 새로 장편을 냅니다. [퀴즈쇼]가 2007 년에 나왔으니까요 5년 만에 내는 장편이죠. 그래서 그 소설의 마무리, 막바지 작업, 뭐 이런것들 하느라고 좀 정신이 없었죠. 마음이 한 쪽에 쏠려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작가들이 책을 출간을 앞두고 하는 일은 비슷합니다. 모두다 그럴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원고를 보내면 편집자들로 부터 교정지가 옵니다. 교정지가 오면요 그 교정지를 보고 작가들이 편집자가 본 교정을 가지고 또 그것을 말하자면 승인하거나 아니면 다른 의견을 보태거나 또는 반대하거나 뭐 이런 것들이 이뤄지게 됩니다. 예전에 카롤린 봉그랑이라는 프랑스의 작가쓴 [밑줄 긋는 남자]라는 소설이 하나 있었죠. 도서관에서 한 여자가 누군가가 그거놓은, 책에 그어놓은 밑줄을 발견하는 것에서 소설이 시작합니다. 그 밑줄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이 여성은 생각하게 되고요. 그래서 자기도 그 밑줄에 다른 밑줄을 그어서 그 밑줄을 긋는 누군가와 일종의 대화를 시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말하자면 간접적이고 문학적인 대화가 되는 것이죠. '안녕하세요. 뭐.. 전 누구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 예를 들면, 사랑고백 같은 것도 소설에 나온 어떤 주인공의 사랑의 고백 장면들을 밑줄을 그어서 그 책을 읽는 다른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고요. 그것에 대한 응답도 책에 밑줄을 그어서 하는 것입니다. 도서관의 이 서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종의 좀 특이한 로맨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상이 참 신선하죠? 그런데 이 편집자와 작가가 이 교정지를 두고 하는 것도 일종의 그런 대화에 가깝습니다. 작가가 원고를 써서 보내면 편집자들이 꼼꼼히 읽고 거기에 여러가지 의견들을 달아서 보내죠. 우리나라는 편집자들이 작가의 원고에 대해서 깊이 개입하는 편은 아닙니다. 특히 소설에 대해서. 그렇지만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거나 또는 조금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편집자들이 의견을 적어서 보냅니다. 요즘은 어떤 출판사들은 파일에 일종의 MS 워드나 이런데에 기능이 있잖아요. 변경내용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으니까 그런걸 통해서 주고 받는데 저는 그런걸 생각보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교정지에 편집자들이 하나하나 적어놓은 그런 글씨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요. 그게 교정을 보는 편집자가 한명인 경우는 거의 없고요. 보통 초교, 재교, 한명이 보면 또 다음 사람이 거기에 또 보고 또 보고 하는 것이죠. 편집자들끼리도 어떤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요. 그것이 그대로 작가에게 전당되어서 오면 작가는 여러명이 다를 필적으로 제 소설의 원고에 적 어 놓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보게되는 것이죠. 마치 어떤 지층들을 보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켜켜히 쌓인 그런 지층들을 보는 그런 느낌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하여튼 여러 편집자와 작가가 그 전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죠. 그렇지만 책을 내고 교정지를 주고 받는 순간의 대화야 말로 편집자와 작가가 나누는 진짜 깊이 있는 대화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편집자로서는 작가가 보내온 원고를 읽는 어떤 설레임 같은게 있을 것이고요. 그 원고에 자기 의견을 적어놓고 또 작가가 거기에 대해서 또 다른 의견을 내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한권의 책이 완성되게 되는데 이것이 보통 책이 출간되기 한 두달 전에, 길게는 육개월에서 일년 까지도 이 과정이 진행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책의 경우도 출판사의 편집자들과 제가 그런 대화를 나누게 되고요. 이런 교정지 작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표지를 확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표지를 거의 마지막 순간에 확정를 하는데요,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는 표지를 비교적 일찍 확정을 합니다. 원고도 일찍 들어오고요. 왜냐하면 미국이나 유럽같은 데는 그 옛날에 서점들이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 패션 업계에서 봄 컬렉션이나 가을 컬렉션을 한 해 전에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그걸 보고, 왜냐하면 그걸 보고 주문을 해야 제작을 하니까요. 책도 미국이나 유럽 쪽에는 그런 전통이 있어서 미리 몇 개월 전에 원고, 그다음에 리뷰카피라고 하죠, 그런게 만들어 지고요. 표지도 뭐 당연히 나와있어야죠. 나와있고, 그러면 그 몇 개월동안은 뭘 하느냐, 그동안은 기다리는 거죠.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서점들이 주문하기를 기다리고, 그러러면서 가는데, 우리나라는 모든것이 마지막 순간에 아주 집약적으로 이루어 지는 독특한 출판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표지도 거의 마지막에 확정 되고요.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도 막바지에 몰려서 아주 능률적으로 집약적으로 일이 처리됩니다. 그러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표지를 디자인 하는 이런 분들이 여러 의견들을 주고 받으면서 완성된 책이라는 하나의 결과물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전자책 시대가 될때 과연 편집자와 이 표지 디자이너들 이런 분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또 작가도 과연 지금과 같은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의문을 푸모 계시지만, 적어도 지금 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작가라는 존재가 홀로 그 자신이 스스로 완벽하게 존재할 수 없다는 것 만은 분명합니다. 자 하여튼 그런 일들을 하느라고 좀 바빴고요. 다행히 어제 마지막으로 교정지에 대한 작업을 끝냈습니다. 표지도 어제 확정이 됐고요. 네 그래서 제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 와서 앉아 있습니다.

오늘 읽을 책은요 소설가 윤대녕 씨가 쓴 [어머니의 수저]라는 그런 산문집입니다. 이 산문집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죠.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에 윤대녕 씨 만큼 적당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문인들이 음식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작가가 되기전에 저는 음식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어요. 집에 라면박스를 쌓아두고 그 라면을 먹거나 집앞에 있는 김밥집에 가서 김밥을 먹는게 거의 식생활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스물 여덟에 문학판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문인들은 이 음식이나 식문화에 관심이 아주 많은 분들이고 특히 전통음식에 조예들이 깊은 분들 같아보였습니다. 주로 인사동에서 회합을 많이 가지고 술자리도 인사동에서 시작해서 인사동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리고 안주 하나, 예를 들어 멸치든 대구포든 뭐 땅콩이든 이런거 하나하나에도 다 의견들이 있으시고, 그것에 품질에도 상당히 민감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이 윤대녕 씨는 좀 도드라질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으셨고 또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셨습니다. 한 번 제가 이분과 여행을 할 행운이 있었는데요. 여행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당시 저는 아마 아직도 이십대 였거나 삼십대 초반이었을 거같은데) 식당에 가서 음식들이 올라오면 반찬들을 다 거의 알고 계세요. 이건 무슨 나물이고, 이건 무슨 나물이고, 이거는 뭐고, 이거는 뭐고, 이거는 언제 한거고, 모르면 음식을 가지고 온 주인이나 일하시는 분들에게 물어서 확인을 하시는 그런 모습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면 저는 그때 그 밥상에 올라온 반찬들에 대부분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뭐 나물이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아무거나 주워먹는 그런 천둥벌거숭이였기 때문에 잘 몰랐던 것이죠.


Episode 37 - 윤대녕 "어머니의 수저" - Part 1 Episode 37 - Dae-Ning Yoon "Mother's Cutlery" - Part 1

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안녕하세요.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진행하는 작가 김영하입니다. 그동안 안녕히 잘 계셨습니까? 지난 팟캐스트 하고 나서 이번 팟캐스트 하기까지 좀 간격이 좀 있었죠? There was a little gap between the last podcast and this podcast, right? 개인적으로 좀 일이 많았습니다. Personally, it worked a bit.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것은 아니고요. There weren't many things like this or that. 제가 2월 말에 새로 장편을 냅니다. [퀴즈쇼]가 2007 년에 나왔으니까요 5년 만에 내는 장편이죠. Because [Quiz Show] was released in 2007, it's a feature film that's been released in 5 years. 그래서 그 소설의 마무리, 막바지 작업, 뭐 이런것들 하느라고 좀 정신이 없었죠. 마음이 한 쪽에 쏠려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작가들이 책을 출간을 앞두고 하는 일은 비슷합니다. What the writers do before the book is published is similar. 모두다 그럴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원고를 보내면 편집자들로 부터 교정지가 옵니다. When you send your manuscript, you will receive a proof sheet from the editors. 교정지가 오면요 그 교정지를 보고 작가들이 편집자가 본 교정을 가지고 또 그것을 말하자면 승인하거나 아니면 다른 의견을 보태거나 또는 반대하거나 뭐 이런 것들이 이뤄지게 됩니다. When the proof sheet comes, the authors look at the proof sheet, and the editors take this proof and say it, approve it, or add or disagree with other opinions, or something like that. 예전에 카롤린 봉그랑이라는 프랑스의 작가쓴 [밑줄 긋는 남자]라는 소설이 하나 있었죠. 도서관에서 한 여자가 누군가가 그거놓은, 책에 그어놓은 밑줄을 발견하는 것에서 소설이 시작합니다. 그 밑줄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이 여성은 생각하게 되고요. The woman thinks that the underscores mean something. 그래서 자기도 그 밑줄에 다른 밑줄을 그어서 그 밑줄을 긋는 누군가와 일종의 대화를 시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That's why he also draws another underline on the underline and tries to have some kind of conversation with someone who draws the underline. 그래서 아주 말하자면 간접적이고 문학적인 대화가 되는 것이죠. So, quite speaking, it becomes an indirect and literary conversation. '안녕하세요. 뭐.. 전 누구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 예를 들면, 사랑고백 같은 것도 소설에 나온 어떤 주인공의 사랑의 고백 장면들을 밑줄을 그어서 그 책을 읽는 다른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고요. For example, something like a confession of love is sending a message to someone else reading the book by underlining the scenes of a character's love confession from a novel. 그것에 대한 응답도 책에 밑줄을 그어서 하는 것입니다. The answer to it is to underline the book. 도서관의 이 서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종의 좀 특이한 로맨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It can be said that it is a kind of peculiar romance that takes place around this library's bookshelf. 발상이 참 신선하죠? The idea is so fresh, isn't it? 그런데 이 편집자와 작가가 이 교정지를 두고 하는 것도 일종의 그런 대화에 가깝습니다. But what this editor and author are doing about this proof sheet is a kind of conversation. 작가가 원고를 써서 보내면 편집자들이 꼼꼼히 읽고 거기에 여러가지 의견들을 달아서 보내죠. 우리나라는 편집자들이 작가의 원고에 대해서 깊이 개입하는 편은 아닙니다. 특히 소설에 대해서. 그렇지만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거나 또는 조금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편집자들이 의견을 적어서 보냅니다. However, the editors write their opinions on the parts that overlap, or that there is a part that they think is unnecessary, or that a little more explanation of this part is desired. 요즘은 어떤 출판사들은 파일에 일종의 MS 워드나 이런데에 기능이 있잖아요. Nowadays, some publishers have some kind of MS Word or something in their files. 변경내용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으니까 그런걸 통해서 주고 받는데 저는 그런걸 생각보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There is a function to save changes, so I send and receive through such things, but I don't like that more than I think. 교정지에 편집자들이 하나하나 적어놓은 그런 글씨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요. I like to see the writing that the editors wrote down one by one on the proof sheet. 그게 교정을 보는 편집자가 한명인 경우는 거의 없고요. That's rarely the case with only one editor who edits. 보통 초교, 재교, 한명이 보면 또 다음 사람이 거기에 또 보고 또 보고 하는 것이죠. 편집자들끼리도 어떤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요. 그것이 그대로 작가에게 전당되어서 오면 작가는 여러명이 다를 필적으로 제 소설의 원고에 적 어 놓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보게되는 것이죠. When it comes to the writer as it is, the writer sees the various stories written in the manuscript of my novel with different handwriting. 마치 어떤 지층들을 보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It feels like seeing some strata. 켜켜히 쌓인 그런 지층들을 보는 그런 느낌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It's also the feeling of seeing those layers stacked up. 하여튼 여러 편집자와 작가가 그 전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죠. Anyway, many editors and writers have a lot of conversation before that. 그렇지만 책을 내고 교정지를 주고 받는 순간의 대화야 말로 편집자와 작가가 나누는 진짜 깊이 있는 대화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편집자로서는 작가가 보내온 원고를 읽는 어떤 설레임 같은게 있을 것이고요. 그 원고에 자기 의견을 적어놓고 또 작가가 거기에 대해서 또 다른 의견을 내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한권의 책이 완성되게 되는데 이것이 보통 책이 출간되기 한 두달 전에, 길게는 육개월에서 일년 까지도 이 과정이 진행이 되는 것입니다. The author writes his opinion on the manuscript, and the author gives another opinion on it, and through this process, a book is completed. This is usually one or two months before the book is published, and it lasts from six months to a year. This is what goes on. 이번 책의 경우도 출판사의 편집자들과 제가 그런 대화를 나누게 되고요. In the case of this book, the editors of the publisher and I will have such a conversation. 이런 교정지 작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표지를 확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표지를 거의 마지막 순간에 확정를 하는데요,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는 표지를 비교적 일찍 확정을 합니다. 원고도 일찍 들어오고요. 왜냐하면 미국이나 유럽같은 데는 그 옛날에 서점들이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 Because in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in the old days, bookstores looked at catalogs and ordered a lot. 패션 업계에서 봄 컬렉션이나 가을 컬렉션을 한 해 전에 많이 하잖아요. The fashion industry did a lot of spring or fall collections a year ago. 그래서 그걸 보고, 왜냐하면 그걸 보고 주문을 해야 제작을 하니까요. 책도 미국이나 유럽 쪽에는 그런 전통이 있어서 미리 몇 개월 전에 원고, 그다음에 리뷰카피라고 하죠, 그런게 만들어 지고요. 표지도 뭐 당연히 나와있어야죠. Of course, the cover should be on it. 나와있고, 그러면 그 몇 개월동안은 뭘 하느냐, 그동안은 기다리는 거죠.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서점들이 주문하기를 기다리고, 그러러면서 가는데, 우리나라는 모든것이 마지막 순간에 아주 집약적으로 이루어 지는 독특한 출판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표지도 거의 마지막에 확정 되고요.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도 막바지에 몰려서 아주 능률적으로 집약적으로 일이 처리됩니다. And many other things are coming to a close, so things get done very efficiently and intensively. 그러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표지를 디자인 하는 이런 분들이 여러 의견들을 주고 받으면서 완성된 책이라는 하나의 결과물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The writers, editors, and those who design the cover exchange opinions and move forward toward a single result of a completed book. 앞으로 전자책 시대가 될때 과연 편집자와 이 표지 디자이너들 이런 분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또 작가도 과연 지금과 같은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의문을 푸모 계시지만, 적어도 지금 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작가라는 존재가 홀로 그 자신이 스스로 완벽하게 존재할 수 없다는 것 만은 분명합니다. 자 하여튼 그런 일들을 하느라고 좀 바빴고요. Now anyway, I was a little busy doing those things. 다행히 어제 마지막으로 교정지에 대한 작업을 끝냈습니다. Luckily, I finished working on a proof sheet yesterday. 표지도 어제 확정이 됐고요. 네 그래서 제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 와서 앉아 있습니다.

오늘 읽을 책은요 소설가 윤대녕 씨가 쓴 [어머니의 수저]라는 그런 산문집입니다. 이 산문집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죠. This collection of prose is about food.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에 윤대녕 씨 만큼 적당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I don't think anyone is as suitable as Dae-nyeong Yoon to write a story about food. 대체로 문인들이 음식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In general, literary people are very interested in food. 작가가 되기전에 저는 음식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어요. Before becoming a writer, I had little interest in food. 집에 라면박스를 쌓아두고 그 라면을 먹거나 집앞에 있는 김밥집에 가서 김밥을 먹는게 거의 식생활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스물 여덟에 문학판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문인들은 이 음식이나 식문화에 관심이 아주 많은 분들이고 특히 전통음식에 조예들이 깊은 분들 같아보였습니다. The writers were very interested in this food and food culture, and they seemed to be particularly well-versed in traditional food. 주로 인사동에서 회합을 많이 가지고 술자리도 인사동에서 시작해서 인사동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리고 안주 하나, 예를 들어 멸치든 대구포든 뭐 땅콩이든 이런거 하나하나에도 다 의견들이 있으시고, 그것에 품질에도 상당히 민감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이 윤대녕 씨는 좀 도드라질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으셨고 또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셨습니다. 한 번 제가 이분과 여행을 할 행운이 있었는데요. 여행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당시 저는 아마 아직도 이십대 였거나 삼십대 초반이었을 거같은데) 식당에 가서 음식들이 올라오면 반찬들을 다 거의 알고 계세요. The thing that impressed me the most while traveling (I was probably still in my twenties or early thirties at that time) is when you go to a restaurant and have food, you know almost all of the side dishes. 이건 무슨 나물이고, 이건 무슨 나물이고, 이거는 뭐고, 이거는 뭐고, 이거는 언제 한거고, 모르면 음식을 가지고 온 주인이나 일하시는 분들에게 물어서 확인을 하시는 그런 모습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면 저는 그때 그 밥상에 올라온 반찬들에 대부분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Because I didn't know most of the side dishes that came on the table at that time. 그냥 뭐 나물이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아무거나 주워먹는 그런 천둥벌거숭이였기 때문에 잘 몰랐던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