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집단적 이미지 사진으로 체제 선전
~북, 집단적 이미지 사진으로 체제 선전~
앵커 : 북한 정권이 외부세계에 실상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이 체제 선전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북한 내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합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개인이 아닌 다수가 모여 형성하는 집단적인 이미지는 북한 정권이 체제 선전을 위해 활용하는 주요 수단이라고 미국의 한 교수가 지적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대 훈 송(Hoon Song) 인류학 교수는 25일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전기-후기 사회주의 국가의 수수께끼같은 생활 모습'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면서 북한 정권이 외부세계에 공개하는 대부분의 사진을 보면 개인이 아닌 집단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이같은 집단주의는 정권의 힘을 과시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 교수는 과거 구소련도 이같은 집단적 이미지를 마찬가지로 활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교수: 구소련 국가들의 이미지도 비슷하게 거론됐었습니다. 일단은 개인을 말살하는 것이 공산주의 국가들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였습니다. 북한의 인민 재판같은 것들,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비난하고 혐의를 씌울 수 있는가, 우리가 서구적인 생각으로는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현상인데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로 송 교수는 2011년 12월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장에서 군복을 입은 다수의 무리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애도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날 강연회에서 사진을 본 청중들은 사진 속 군중들이 정말 애도했을까 의문을 제기하며, 사진 조작의 가능성도 비쳤습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북한 내부의 장면을 담은 사진에 대해서는 진실성 여부를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송 교수: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북한이 사진의 진위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침묵(Silence)이라는 요소가 여기서 굉장히 재미난 측면입니다.
사진 조작 가능성 여부에 대한 북한 정권의 침묵이 체제 선전을 위한 또 다른 방편이 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송 교수는 북한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한 검증 가능성도 문제이지만, 오늘날 북한 내부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 교수: (요즘 추세를 보면) 북한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한 문제에서 다른 문제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북한을 다녀와서 그곳을 본 사람들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사진들이 요즘 너무 많습니다. 주요 언론사들도 이런 아마추어들의 사진을 뉴스에 그대로 따오는 실정입니다.
송 교수는 북한 정권이 강조하는 거대함, 집단주의 이미지가 정권의 지배적 위치를 은유적으로 드러내 보임으로써 사진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지배당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