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장 제비를 구해 준 흥부
날은 점점 따뜻해지고 삼월이 되었어요. 강남 갔던 제비들이 돌아와 흥부네 처마 밑에 집을 짓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제비를 보고 기뻐했지만, 흥부는 튼튼하지 못한 곳에 제비 집을 짓는 제비 부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는 동안 제비 부부는 뚝딱 집 한 채를 만들고 그 속에 알을 낳았어요. 얼마 후 알에서 예쁜 새끼 제비들이 나왔어요. 제비 부부는 열심히 먹이를 물어 날랐고 새끼 제비들은 먹이를 받아먹느라고 바빴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비 부부가 집을 비운 사이 큰 구렁이 한 마리가 제비 집으로 올라갔어요. 그것을 본 아이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흥부가 나무 막대기를 들고 달려왔지만, 새끼 제비들은 모두 구렁이의 밥이 되고 한 마리밖에 남지 않았어요.
구렁이가 나머지 한 마리를 잡아먹으려 하는 순간, 놀란 새끼 제비가 포르르 날아오르다가 그만 땅에 떨어지고 말았어요.
흥부가 새끼 제비를 감싸 안고 자세히 살펴보니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있었어요.
“여보, 제비 다리가 부러졌소. 부러진 다리를 어서 치료해야겠소.”
흥부는 새끼 제비를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었어요. 새끼 제비는 조금씩 나아지더니 일주일이 지나자 날기 시작했어요. 제비 부부는 새끼에게 먹이 잡는 방법도 가르치고 하늘을 나는 방법도 가르쳤어요. 그러는 동안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왔어요.
“이제 너희들도 따뜻한 남쪽으로 떠날 때가 되었구나. 먼 길 잘 가거라. 우리 집 처마 밑을 비워 둘 테니 내년 봄에 꼭 다시 돌아오너라.”
제비 가족은 흥부네 집을 떠나 따뜻한 제비 나라로 돌아왔어요. 제비 나라 임금님은 다리를 다친 제비를 발견하고 무슨 일인지 물었어요. 새끼 제비는 흥부네 집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어요.
“제비 목숨을 귀하게 여겨 보살펴 준 정성을 보답해야 할 텐데 어떻게 은혜를 갚는 게 좋을까?”
“예, 흥부를 가난에서 벗어나서 편히 살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제비 나라 임금님은 작은 박씨 하나를 제비에게 주었어요. 제비는 흥부에게 빨리 박씨를 전해 주고 싶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드디어 봄이 왔어요. 제비는 박씨를 입에 물고 먼 길을 날아 흥부네 집에 도착했어요. 마당을 쓸고 있던 흥부가 제비를 알아보고 놀라 소리쳤어요.
“제비가 돌아왔다. 다리 다친 그 제비가 돌아왔어.”
흥부는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 것처럼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제비는 그런 흥부 앞에 물고 온 박씨를 떨어뜨렸어요. 제비가 떨어뜨린 박씨를 받은 흥부는 그 박씨를 지붕 아래에 심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