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장 흥부 집을 방문한 놀부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은 바람을 타고 놀부의 귀에까지 들어갔어요.
“일해 주는 사람이 백 명이 넘고 창고에는 곡식이 꽉꽉 차고 방마다 보석이 철철 넘친다고 합니다.”
착한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에 마당쇠는 신이 나서 침을 튀기며 말했어요. 하지만 놀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소문이 믿기지 않았어요.
‘불쌍한 사람을 만나면 제가 먹을 밥까지 퍼 주던 흥부가 돈을 모아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텐데. 그럼 도둑질로 재산을 모았나? 아니면 도깨비방망이라도 주웠나? 아니야, 뜬소문일 거야.'
놀부는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고개를 저었어요. 그런데 놀부 아내도 그 소문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요.
“아이고 배야, 배 아파서 못 살겠네. 여보, 어서 가서 사실인지 알아보고 와요.”
놀부는 여기저기에 흥부가 사는 동네가 어디인지 물었어요. 마침내 흥부의 집에 도착했더니 겉모습만 봐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어요. 임금이 사는 집이 이보다 더 좋을까요?
“이놈, 흥부야!”
놀부가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어요. 흥부네 부부는 버선발로 달려 나와 놀부를 맞이했어요.
“어서 오십시오. 형님!”
“아주버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놀부는 인사도 받지 않고 소리부터 질러 댔어요.
“이놈 흥부야, 도대체 도둑질을 얼마나 많이 했길래 이렇게 부자가 되었느냐?”
흥부는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형님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놀부는 흥부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빨리 듣고 싶었지만, 형 체면에 바로 물을 수도 없어 괜히 불평을 늘어놓았어요.
“너는 조상을 잘 만나 부자가 되었으면 이 형을 찾아와야지, 어떻게 이리 발길을 딱 끊고 살았느냐?”
“저 또한 형님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형님께서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셔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놀부는 흥부에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다시 물었고 흥부는 지난봄부터 있었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했어요. 놀부는 흥부의 말을 듣고 속으로 만세를 불렀어요.
급한 마음에 서둘러 일어서던 놀부는 마루에 놓인 옷장에 눈길이 멈추었어요. 한눈에 꽤 값이 나가는 물건 같았어요.
“저것 좋아 보이는구나. 나에게 선물로 주면 좋겠다.”
“네, 그럼 제가 하인들을 시켜 형님네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놀부는 혹시라도 하인들이 옮기다가 부서지기라도 할까 봐 혼자서 끙끙대며 집까지 가져갔어요.
놀부는 집에 도착해 옷장을 내려놓으면서 흥부에게 들은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주었어요. 놀부의 말이 끝나자마자 놀부 아내는 방바닥을 구르기 시작했어요.
“아이고, 흥부가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진짜였구나! 아이고, 배가 아파 못 살겠네.”
아내에게 놀부가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부인,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소. 우리도 제비 잡으러 갑시다!”
그 말을 들은 놀부 아내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어요. 그리고 방문을 활짝 열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하하하, 제비야 우리 집으로 날아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