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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홍길동전 (The Story of Hong Gildong), 5 장 활빈당의 대장이 되다

5 장 활빈당의 대장이 되다

길동은 어머니가 싸 준 주먹밥을 들고 집을 나섰다. 막상 집을 나왔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이곳저곳을 한참 떠돌아 다녔다. 숲속을 헤매던 길동은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깊은 산속 어디선가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길동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조심조심 걸어갔다. 커다란 바위 절벽 가까이 가자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렸다. 절벽에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넓은 들판에 수십 채나 되는 집이 모여 있었다.

길동은 마을 가운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내려갔다. 가까이에 가 보니 덩치 큰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 길동은 남자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나 귀를 기울였다.

가만히 보니 이들은 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돈이나 물건을 빼앗는 산적들이었다. 산적들이 두목을 뽑으려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커다란 바윗덩이를 번쩍 드는 힘이 센 사람을 두목으로 삼으려는데 너무 무거워 아무도 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길동은 용기를 내어 산적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한양에 사는 홍 정승의 아들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내가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산적들은 웬 꼬마 녀석인가 하고 길동을 쳐다보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라!”

산적들은 무서운 얼굴로 호통을 쳤다. 하지만 길동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놀란 쪽은 산적들이었다. 무서운 산적들 앞에서도 겁먹지 않는 당당한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길동은 바위 앞으로 성큼 다가가 숨을 한 번 크게 내쉬더니 집채만한 바위를 번쩍 들어 올렸다. 깜짝 놀란 산적들은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바위를 번쩍 든 길동은 산적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더니 한쪽에 바위를 쿵 하고 내려놓았다. 산적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만세를 외쳤다.

“홍길동 두목 만세! 만세! 만세!”

산적들과 길동은 예로부터 전해져 오던 대로 흰말을 잡아 그 피를 나누어 마시며 의리를 맹세했다.

이제 길동과 산적들은 한 가족이 되었다. 그날 밤 산적 소굴에서는 새 두목을 환영하는 잔치가 벌어졌다. 길동은 산적들과 어울려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고 오랜만에 따뜻한 잠자리에서 깊은 잠을 잤다.

당시 조선은 안팎으로 몹시 어지러웠다. 넉넉한 양반집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지냈던 길동은 가난한 백성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계속된 흉년으로 굶주린 백성들은 빚에 시달리다 노비가 되거나 도적 떼로 변해 갔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길동은 며칠 뒤 산적들을 모아 놓고 자기 뜻을 전했다.

“여러분, 지난날 우리는 산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좀도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가난한 백성들의 재물에는 손을 대지 않도록 합시다. 대신 백성의 재물을 가로채 제 배를 불리는 못된 벼슬아치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을 도와주도록 합시다. 이제부터 우리 무리의 이름은 활빈당이라 부르겠습니다.”

‘활빈당'이란 가난한 사람들을 살리는 무리라는 뜻이었다.

산적들은 길동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길동과 활빈당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아가자고 굳게 약속했다.


5 장 활빈당의 대장이 되다 Kapitel 5 Werden Sie der Kapitän der Partei Chapter 5 Become the Captain of the Party Chapitre 5 Devenir le capitaine du groupe

길동은 어머니가 싸 준 주먹밥을 들고 집을 나섰다. 막상 집을 나왔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이곳저곳을 한참 떠돌아 다녔다. 숲속을 헤매던 길동은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깊은 산속 어디선가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길동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조심조심 걸어갔다. 커다란 바위 절벽 가까이 가자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렸다. 절벽에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넓은 들판에 수십 채나 되는 집이 모여 있었다.

길동은 마을 가운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내려갔다. 가까이에 가 보니 덩치 큰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 길동은 남자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나 귀를 기울였다.

가만히 보니 이들은 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돈이나 물건을 빼앗는 산적들이었다. 산적들이 두목을 뽑으려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커다란 바윗덩이를 번쩍 드는 힘이 센 사람을 두목으로 삼으려는데 너무 무거워 아무도 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길동은 용기를 내어 산적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한양에 사는 홍 정승의 아들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내가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산적들은 웬 꼬마 녀석인가 하고 길동을 쳐다보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라!”

산적들은 무서운 얼굴로 호통을 쳤다. 하지만 길동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놀란 쪽은 산적들이었다. 무서운 산적들 앞에서도 겁먹지 않는 당당한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길동은 바위 앞으로 성큼 다가가 숨을 한 번 크게 내쉬더니 집채만한 바위를 번쩍 들어 올렸다. 깜짝 놀란 산적들은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바위를 번쩍 든 길동은 산적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더니 한쪽에 바위를 쿵 하고 내려놓았다. 산적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만세를 외쳤다.

“홍길동 두목 만세! 만세! 만세!”

산적들과 길동은 예로부터 전해져 오던 대로 흰말을 잡아 그 피를 나누어 마시며 의리를 맹세했다.

이제 길동과 산적들은 한 가족이 되었다. 그날 밤 산적 소굴에서는 새 두목을 환영하는 잔치가 벌어졌다. 길동은 산적들과 어울려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고 오랜만에 따뜻한 잠자리에서 깊은 잠을 잤다.

당시 조선은 안팎으로 몹시 어지러웠다. 넉넉한 양반집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지냈던 길동은 가난한 백성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계속된 흉년으로 굶주린 백성들은 빚에 시달리다 노비가 되거나 도적 떼로 변해 갔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길동은 며칠 뒤 산적들을 모아 놓고 자기 뜻을 전했다.

“여러분, 지난날 우리는 산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좀도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가난한 백성들의 재물에는 손을 대지 않도록 합시다. 대신 백성의 재물을 가로채 제 배를 불리는 못된 벼슬아치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을 도와주도록 합시다. 이제부터 우리 무리의 이름은 활빈당이라 부르겠습니다.”

‘활빈당'이란 가난한 사람들을 살리는 무리라는 뜻이었다.

산적들은 길동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길동과 활빈당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아가자고 굳게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