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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17 - 김기택 [소] (Kim Gi-Taek) - Part 3

Episode 17 - 김기택 [소] (Kim Gi-Taek) - Part 3

자 그러면 한 편 더 읽어볼까요?

명태

모두가 입을 벌리고 있다.

모두가 머리보다 크게 입을 벌리고 있다.

벌어진 입으로 쉬지 않고 공기가 들어가지만

명태들은 공기를 마시지 않고 입만 벌리고 있다.

모두가 악쓰고 있는 것 같은데 다만 입만 벌리고 있다.

그물에 걸려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려고 입을 벌렸을 때

공기는 오히려 밧줄처럼 명태의 목을 졸랐을 것이다.

헐떡거리는 목구멍을 틀어막았을 것이다.

숨구멍 막는 공기를 마시려고 입은 더욱 벌어졌을 것이고

입이 벌어질수록 공기는 더 세게 목구멍을 막았을 것이다.

명태들은 필사적으로 벌렸다가 끝내 다물지 못한 입을

다시는 다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끝끝내 다물지 않기 위해

입들은 시멘트처럼 단단하고 단호하게 굳어져 있다.

억지로 다물게 하려면 입을 부숴 버리거나

아예 머리를 통째로 뽑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말린 명태들은 간신히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물고기보다는 막대기에 더 가까운 몸이 되어 있다.

모두가 아직도 악쓰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입은 단지 그 막대기에 남아있는 커다란 옹이일 뿐이다.

그 옹이 주변에서 나이테는 유난히 심하게 뒤틀려 있다.

네, [명태]라는 시였습니다. 가끔 겨울 또는 봄에 보면은 동해안에 있는 황태덕장들을 보여주는 장면들 볼 수 있죠? 명태들이 그대로 쭉 걸려서 이 시인이 막대기에 라고 이제 표현했는데 막대기 처럼 걸려있어요. 물고기 같지가 않죠 정말 물고기의 시체죠? 막대기에 가까운 몸이 돼서 악을 쓰고있다. 그런데 소리는 전혀 나지 않고 있죠,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고 입만 벌리고 있다는 것이죠. 입이라는 것이 뭘까..이 명태의 입이라는 것..공기를 마시고 뭐 다른 먹이를 잡아먹고 이러던 입이 그대로 벌려져 있다는 것에 시인이 계속해서 주목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이제 입이라는 것은 막대기에 남아있는 커다란 옹이라고 말합니다. 막대기라고 했기 때문에, 지금 나무죠, 막대기는 나무로 되어있는 것이니까요. 옹이라고 말하고 옹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나이테가 나오는 거죠. 네 이런 식으로 볼 때, 명태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을하게 되는데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것은 네… 이 시인이 우리를 대신해서 이 명태를 오래도록 바라보았기 때문이죠. 네..그래서 저는 늘 우리나라의 이렇게 좋은 시인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그들이 본 것, 들은 것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시가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인들을 쓰고있죠. 보고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위안을 줄 때가 있어요. 자 그러면 다 읽으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한 두 편만 더 읽어 볼까요?

소가죽 구두

비에 젖은 구두

뻑뻑하다 발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신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구두는 더 힘껏 가죽을 움츠린다

구두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린 적은 없다

구두주걱으로 구두의 아가리를 억지로 벌려

끝내 구두 안으로 발을 집어넣고야 만다

발이 주둥이를 틀어막자

구두는 벌어진 구두주걱 자국을 천천히 오므린다

제 안에 무엇이 들어왔는지 모르고

소가죽은 축축하고 차가운 발을 힘주어 감싼다

네, 이 시도 참 재밌죠? '소가죽 구두' [소]라는 시집에 들어있으니까 더 의미심장해 보이는데요, 이 시가 이 시집을 여는 첫 번 째 시입니다. 첫 시죠. 그런데 보면 그냥 그런 모습이 떠올라요. 그냥 비에 젖은 구두를 신으려고 이렇게 애쓰던 시인이 그 구두의 입장이 돼서 생각을 하는 어떤 장면. 구두가 고집을 부린다고 보는거죠. 비에 젖었으니까요. 비에 젖으면 누구나 싫어하잖아요. 그래서 구두 주걱으로 아가리를 벌려 갖고 겨우 신을 신다가..예 어디 뭐 음식점이었을 수도 있고요 (신발 벗고 들어가는) 그러다 문득 그 자리에 앉아가지고 이 시상을 메모하는 그런 시인의 모습. 실제로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모습이 떠올라서 저혼자 웃어 보았던 시입니다. 근데 이 김기택 시인의 시는 그냥 어떤 일상을 관찰하는 것 같은데 뒤에 꼭 어떤 한 방이 있어요. '제 안에 무엇이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소가죽은 축축하고 차가운 발을 힘주어 감싼다.' 네 이 장면 보고 저는 약간 섬칫했는데요 그러니까 소가죽은 소가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소 같은 면이 있어요. 이 시인도 아마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이런 구절을 넣었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네..소는 시키는 일은 그냥 다 하잖아요. 네.. 소가죽 구두도 그렇다는 것..꼭 그걸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은 아닌데 그렇기 때문에 더..어떤 의미에서는 섬칙한 부분이 있는 그런 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편만 더 읽어 드리겠습니다.

머리 깎는 시간

이발사는 희고 넓은 천 위에

내 머리를 꽃병처럼 올려놓는다.

스프레이로 촉촉하게 물을 뿌린다.

이 무성한 가지를

어떻게 전지하는 게 좋을까

빗과 가위를 들고 잠시 궁리하는 눈치다.

이발소는 시계 초침 소리보다 조용하다.

시계만 가고 시간은 멈춘 곳에서

재깍재깍 초침 같은 가위가

귓가에 맑은 소리를 낸다.

그 맑은 소리를 따라간다. 가위 소리에서

찰랑찰랑 물소리가 나도록 귀 기울여 듣는다.

싹둑, 머리카락이 가윗날에 잘릴 때

온몸으로 퍼지는 차가운 진동.

후두둑, 흰 천 위에 떨어지는 머리카락 덩어리들.

싹둑싹둑 재깍재깍 후드둑후드득…

가위 소리는 점점 많아지고 가늘어지더니

창밖에 가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흙에, 풀잎에, 도랑에, 돌에, 유리창에, 양철통에

저마다 다른 빗소리들이 서로 겹쳐지는 소리.

수많은 다른 소리들이 하나로 모이는 소리.

처마에서 새끼줄처럼 굵게 꼬이며 떨어지는 소리.

조리개로 찬물을 흠뻑 부으며

이발사는 어느새 내 머리를 감기고 있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만져보니

머리가 더 동글동글하고 파릇파릇하다.

비온 뒤의 풀잎처럼 빳빳하다.

네, 이발소에 앉아있는 시인의 모습이 떠오르시죠? 네.. 시인이라는 게 이렇게 힘든 직업입니다. 머리를 깎는 그런 순간 조차도 자기 머리를 대상화 해서 생각하는 것이죠? 낯선 모습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자리 머리가 아니라 이것을 뭐 식물로 생각할 수도 있고요. 이발사를 가지치기하는 정원사로 볼 수도 있고요. 이런 상상력들이 뻗어나가면 팀 버튼의 '가위 손' 같은 그런 영화가 되기도 하는 거겠죠? 자 오늘 이렇게 김기택 시인의 시집 [소]라는 시집과 함께 해봤습니다. 읽어보니까 저도 참 좋네요. 다시 한 번 읽어보니 세상을 조금 더 새롭게 보게 됐다고 그럴까요? 좋은 시는 참 그런 것 같아요. 읽으면 읽을 수록 처음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도 발견하는 것 같고요. 덕분에 저도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자 오늘 이렇게 해서 '책 읽는 시간' 열일곱 번 째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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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7 - 김기택 [소] (Kim Gi-Taek) - Part 3 Episode 17 - Kim Gi-Taek [소] (Kim Gi-Taek) - Teil 3 Episode 17 - Kim Gi-Taek [소] (Kim Gi-Taek) - Part 3

자 그러면 한 편 더 읽어볼까요? Now, shall we read one more? では、もう一本読んでみましょうか?

명태 スケトウダラ

모두가 입을 벌리고 있다. Everyone has their mouths open. みんな口を開けています。

모두가 머리보다 크게 입을 벌리고 있다. |頭より|||| Everyone has their mouths wider than their heads. 誰もが頭より大きく口を開けている。

벌어진 입으로 쉬지 않고 공기가 들어가지만 開いた口から休まず空気が入ってくるが、

명태들은 공기를 마시지 않고 입만 벌리고 있다. スケトウダ|||||開けて| メンタイたちは空気を吸わずに口だけ開けている。

모두가 악쓰고 있는 것 같은데 다만 입만 벌리고 있다. |叫んで||||||| Everyone seems to be ill, but they are only opening their mouths. みんなが苦しんでいるようだが、ただ口を開けているだけだ。

그물에 걸려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려고 입을 벌렸을 때 網に|||一口でも||||| When you get caught in the net and open your mouth to drink one more sip 網にかかり、一口でも多く飲もうと口を開けたとき、

공기는 오히려 밧줄처럼 명태의 목을 졸랐을 것이다. 空気は|||||| 空気はむしろロープのようにスケトウダラの首を絞めていたのだろう。

헐떡거리는 목구멍을 틀어막았을 것이다. 息を切らして||| It must have clogged the gasping throat. ひきつった喉をふさいでいたに違いない。

숨구멍 막는 공기를 마시려고 입은 더욱 벌어졌을 것이고 |塞ぐ||飲むために|||| The mouth would have been wider to breathe air in the pores. 息を止めるために口はさらに開かれたであろう。

입이 벌어질수록 공기는 더 세게 목구멍을 막았을 것이다. |開くほど|||||| The more open the mouth, the harder the air would have blocked the throat. 口が開くほどに、空気はますます喉をふさいだに違いない。

명태들은 필사적으로 벌렸다가 끝내 다물지 못한 입을 |||結局|閉じる|| ホウボウたちは必死に開いたまま、結局閉じることができない口を

다시는 다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끝끝내 다물지 않기 위해 |||||||口を閉じる|| 二度と口を閉じる気がないようだ、最後まで閉じないために

입들은 시멘트처럼 단단하고 단호하게 굳어져 있다. 口は||固く||| Mouths are hard and firmly solid like cement. 口はセメントのように固くて断固として固まっている。

억지로 다물게 하려면 입을 부숴 버리거나 無理やり|口を閉じさ|||| 無理に口を閉じさせるには口を壊してしまうか

아예 머리를 통째로 뽑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引き抜かない||| 丸ごと頭を引き抜かなければならない。

말린 명태들은 간신히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魚の||| The dried pollock barely looks like a fish, 干されたニシンたちはどうにか魚の姿をしているが

물고기보다는 막대기에 더 가까운 몸이 되어 있다. 魚より|棒に||||| 魚よりは棒に近い体になっている。

모두가 아직도 악쓰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苦しそうな||| みんなまだあえぎ苦しむ顔をしているが、

입은 단지 그 막대기에 남아있는 커다란 옹이일 뿐이다. ||||||こぶ| 口はただその棒に残っている大きな瘤に過ぎない。

그 옹이 주변에서 나이테는 유난히 심하게 뒤틀려 있다. |||年輪は|||| Around the knot, the rings are twisted unusually badly. その瘤の周囲で年輪は異常に歪んでいる。

네, [명태]라는 시였습니다. Yes, it was a poem called Pollack. はい、「メンテ」と呼ばれる詩でした。 가끔 겨울 또는 봄에 보면은 동해안에 있는 황태덕장들을 보여주는 장면들 볼 수 있죠? ||||見ると|||干し鱈||||| Sometimes in winter or spring, you can see scenes showing Hwang Tae-deokjangs on the east coast. 時々冬や春に見かけると、東海岸にある干し鱈作りのシーンを見ることができますよね? 명태들이 그대로 쭉 걸려서 이 시인이 막대기에 라고 이제 표현했는데 막대기 처럼 걸려있어요. |||ぶら下がって||||||表現した||| タラがそのままぶら下がっていて、この詩人が棒にぶら下がっていると表現しましたが、まるで棒のようにぶら下がっています。 물고기 같지가 않죠 정말 물고기의 시체죠? 魚||||| It doesn’t look like a fish. Is it really the body of a fish? 魚のようではないですね、本当に魚の死体ですか? 막대기에 가까운 몸이 돼서 악을 쓰고있다. |||||叫んでいる 棒のような体になって苦しんでいます。 그런데 소리는 전혀 나지 않고 있죠,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고 입만 벌리고 있다는 것이죠. ||||||||||||そうでもない|||開けて|| しかし、音は全く出ていません。空気を吸っているようですが、実際にはそうではなく、口を開けているだけということです。 입이라는 것이 뭘까..이 명태의 입이라는 것..공기를 마시고 뭐 다른 먹이를 잡아먹고 이러던 입이 그대로 벌려져 있다는 것에 시인이 계속해서 주목하고 있거든요. |||||||||||餌を||こうして||||||||| 口とは何でしょうか…このニシンの口ということ…空気を吸って、他の餌を捕まえていたその口がそのまま開いていることに、詩人はずっと注目しています。 그러면서 이제 입이라는 것은 막대기에 남아있는 커다란 옹이라고 말합니다. ||口|||||大きな穴| He says that the mouth is now a large ong left on the stick. そして、口というのは棒に残っている大きな空洞だと言います。 막대기라고 했기 때문에, 지금 나무죠, 막대기는 나무로 되어있는 것이니까요. 棒|||||||| 棒と言ったので、今は木ですね。棒は木でできているものだからです。 옹이라고 말하고 옹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나이테가 나오는 거죠. おじいさん|||言ったから|||| Because you said it was an ong and then it was an ong, a tree ring came out. おうと言っておうと言ったので年輪が出るのです。 네 이런 식으로 볼 때, 명태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을하게 되는데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것은 네… 이 시인이 우리를 대신해서 이 명태를 오래도록 바라보았기 때문이죠. ||||||||||||||||||私たちを代表||||| はい、このように見ると、スケトウダラの運命について考えさせられるのですが、私たちが考えるのは、ええ…この詩人が私たちの代わりにこのスケトウダラを長い間見つめていたからです。 네..그래서 저는 늘 우리나라의 이렇게 좋은 시인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그들이 본 것, 들은 것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費用で|||||||||||||| はい..ですので、私はいつも私たちの国にこんなに素晴らしい詩人が多いこと、そして彼らが見たり聞いたりしたことをとても安価で接することができることにいつも感謝の気持ちを持っています。 한국의 시가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인들을 쓰고있죠. ||読者の|||||||||| 韓国の詩は読者の愛をあまり受けていない時代になりましたが、それでもなお詩人は作品を書いています。 보고있습니다. 見ています。 그런 것들이 위안을 줄 때가 있어요. そんなことが慰めになるときもあります。 자 그러면 다 읽으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한 두 편만 더 읽어 볼까요? Now, it’s not fun to read it all. Shall we read one or two more? さて、全部読んだら面白くないので、一、二篇だけもっと読んでみましょうか?

소가죽 구두 牛革|靴 Cowhide shoes 牛革の靴

비에 젖은 구두 雨に|| Rain wet shoes 雨に濡れた靴

뻑뻑하다 발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硬い|||| きつい、足がうまく入らない

신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努力するほど The more I try to wear it 履こうと頑張るほど

구두는 더 힘껏 가죽을 움츠린다 ||力強く||縮む The shoes squeeze the leather harder. 靴はもっと力強く革が縮こまる

구두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린 적은 없다 ||頑固|意地を張る|| Shoes have never been so stubborn. 靴がここまで頑固を張ったことはない

구두주걱으로 구두의 아가리를 억지로 벌려 靴べらで|||| I forcibly open my shoe with a spatula 靴べらで靴の口を無理やり開ける

끝내 구두 안으로 발을 집어넣고야 만다 ||||入れてしまう| Finally, I have to put my feet in my shoes ついに靴の中に足を入れてしまう

발이 주둥이를 틀어막자 ||ふさごう 足が口を塞ぐと

구두는 벌어진 구두주걱 자국을 천천히 오므린다 ||靴べら||| 靴は開いた靴べらの跡をゆっくりと閉じていく

제 안에 무엇이 들어왔는지 모르고 |||入ってきたか| I don’t know what’s in me 私の中に何が入っているのか分からない

소가죽은 축축하고 차가운 발을 힘주어 감싼다 |湿った|||| Cowhide wraps tightly to damp, cold feet. 牛革は湿って冷たい足をしっかりと包み込む

네, 이 시도 참 재밌죠? Yes, is this really fun? はい、この試みは本当に面白いですね? '소가죽 구두' [소]라는 시집에 들어있으니까 더 의미심장해 보이는데요, 이 시가 이 시집을 여는 첫 번 째 시입니다. ||||||||見えますが|||||開く|||| It looks more meaningful because it is contained in a poetry book called "Shoes" [Shoes]. This is the first poem to open this book. '牛革の靴'という詩集に含まれているので、より意味深に見えますが、この詩はこの詩集を開く最初の詩です。 첫 시죠. 最初の詩ですね。 그런데 보면 그냥 그런 모습이 떠올라요. But when I see it, I just think of that. しかし見ると、ただそのような姿が浮かびます。 그냥 비에 젖은 구두를 신으려고 이렇게 애쓰던 시인이 그 구두의 입장이 돼서 생각을 하는 어떤 장면. ||||||頑張っていた||||靴の立場||||| A scene where the poet, who was trying to wear rain-soaked shoes like this, came into the shoes and thought about it. ただ雨に濡れた靴を履こうとこうして努力していた詩人が、その靴の立場になって考えるある場面。 구두가 고집을 부린다고 보는거죠. ||意地を張る| You see shoes as sticking. 靴が頑固だと言っているのです。 비에 젖었으니까요. |濡れたから 雨に濡れたので。 비에 젖으면 누구나 싫어하잖아요. |||嫌いだよ 雨に濡れるのは誰でも嫌ですよね。 그래서 구두 주걱으로 아가리를 벌려 갖고 겨우 신을 신다가..예 어디 뭐 음식점이었을 수도 있고요 (신발 벗고 들어가는) 그러다 문득 그 자리에 앉아가지고 이 시상을 메모하는 그런 시인의 모습. ||靴べらで|||||||||||||||||||||||||| だから靴ベラで口を開けてなんとか靴を履いて…ええ、どこかのレストランだったかもしれません(靴を脱いで入る)。そうしているうちに、ふとその場に座ってこの詩をメモしている詩人の姿が浮かびました。 실제로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모습이 떠올라서 저혼자 웃어 보았던 시입니다. ||||||||私だけ||| 実際にはそうではなかったかもしれませんが、そんな姿が思い浮かんで、一人で笑ってしまった詩です。 근데 이 김기택 시인의 시는 그냥 어떤 일상을 관찰하는 것 같은데 뒤에 꼭 어떤 한 방이 있어요. ||||||||観察する|||後ろに||||部屋| でもこのキム・ギテク詩人の詩は、ただ日常を観察しているようなもので、必ずどこかに一部屋があります。 '제 안에 무엇이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소가죽은 축축하고 차가운 발을 힘주어 감싼다.' |||入ってきたか||||||| '私の中に何が入ってきたのかもわからず、牛革は湿っていて冷たい足をしっかりと包み込んでいる。' 네 이 장면 보고 저는 약간 섬칫했는데요 그러니까 소가죽은 소가 아니잖아요? ||||||驚いた|||| ね、このシーンを見て私はちょっとゾッとしましたが、つまり牛革は牛ではないですよね? 그런데도 소 같은 면이 있어요. それでも牛のような面があります。 이 시인도 아마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이런 구절을 넣었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네..소는 시키는 일은 그냥 다 하잖아요. |詩人も||||||||||||||||| この詩人もおそらくその部分を考えてこんな一節を入れたのだと思いますが、そうですね…牛は言われたことは何でもしますよね。 네.. 소가죽 구두도 그렇다는 것..꼭 그걸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은 아닌데 그렇기 때문에 더..어떤 의미에서는 섬칙한 부분이 있는 그런 시였습니다. ||||||||||||||||微妙な|||| Yes... It was a poem that had a delicate part in a sense. そうですね…牛革の靴もそういうことです…必ずしもそれを明示的に表しているわけではないですが、だからこそさらに…ある意味で厳しい部分があるそんな詩でした。 마지막으로 한 편만 더 읽어 드리겠습니다. Finally, I'll read one more page. 最後にもう一篇お読みします。

머리 깎는 시간 Haircutting time 髪を切る時間

이발사는 희고 넓은 천 위에 理髪師は|||布| The barber on a wide, white cloth 理容師は白く広い布の上に

내 머리를 꽃병처럼 올려놓는다. |||置く I put my head like a vase. 私の頭を花瓶のように置く。

스프레이로 촉촉하게 물을 뿌린다. Moisten the water with a spray. スプレーでしっとりと水をかける。

이 무성한 가지를 |豊かな| These lush branches この繁った枝を

어떻게 전지하는 게 좋을까 |充電する|| どうやって選ぶのが良いかな

빗과 가위를 들고 잠시 궁리하는 눈치다. |はさみを|||| 櫛とハサミを持ってしばらく考え込んでいる様子だ。

이발소는 시계 초침 소리보다 조용하다. 理髪店は|||| The barber shop is quieter than the second hand on the clock. 理髪店は時計の秒針の音よりも静かだ。

시계만 가고 시간은 멈춘 곳에서 時計だけ|||| Where only the clock goes and time stops 時計だけが進み、時間が止まった場所で

재깍재깍 초침 같은 가위가 Scissors like a second hand カチカチと音を立てる針のようなハサミが

귓가에 맑은 소리를 낸다. |澄んだ||出す Make a clear sound in your ears. 耳元に澄んだ音を響かせる。

그 맑은 소리를 따라간다. その澄んだ音に従っていく。 가위 소리에서 From the sound of scissors ハサミの音で

찰랑찰랑 물소리가 나도록 귀 기울여 듣는다. ||するように||| Listen carefully to hear the sound of the water. さらさらと水の音がするように耳を澄ませて聞く。

싹둑, 머리카락이 가윗날에 잘릴 때 パチン|||| When the hair is cut off by the scissors パチン、髪の毛がハサミの刃で切られる時

온몸으로 퍼지는 차가운 진동. |||振動 The cold vibrations that spread throughout the body. 全身に広がる冷たい振動。

후두둑, 흰 천 위에 떨어지는 머리카락 덩어리들. ||||||塊 Patter, chunks of hair falling on white cloth ポトリ、白い布の上に落ちる髪の毛の塊。

싹둑싹둑 재깍재깍 후드둑후드득… ||パリパリ ザクザク カリカリ フードドクフードゥク...

가위 소리는 점점 많아지고 가늘어지더니 ハサミの音はどんどん増えて細くなっていき

창밖에 가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雨粒が| Raindrops fall on the outside of the window. 窓の外には雨粒がいっぱい落ちている。

흙에, 풀잎에, 도랑에, 돌에, 유리창에, 양철통에 土に||||| On the soil, on the blades of grass, on the ditch, on the stone, on the window, on the can 土に、草の葉に、溝に、石に、ガラス窓に、ブリキ缶に

저마다 다른 빗소리들이 서로 겹쳐지는 소리. The sound of different rain sounds overlapping each other. それぞれ異なる雨の音が重なり合う音。

수많은 다른 소리들이 하나로 모이는 소리. ||||集まる| The sound of many different sounds coming together. 無数の異なる音が一つに集まる音。

처마에서 새끼줄처럼 굵게 꼬이며 떨어지는 소리. |||絡まって|| The sound of falling from the eaves as thick as a rope 軒先から小さな紐のように太く巻きついて落ちる音。

조리개로 찬물을 흠뻑 부으며 |||かけながら Pouring cold water through the aperture 絞りで冷たい水をたっぷりかけながら

이발사는 어느새 내 머리를 감기고 있다. ||||洗っている| The barber is washing my hair all of a sudden. 理髪師はいつの間にか私の髪を洗っている。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만져보니 |||触ってみると I wiped it off with a towel and touched it タオルで水気を拭き取って触ってみると

머리가 더 동글동글하고 파릇파릇하다. The head is rounder and more blue. 頭がより丸くて緑々しい。

비온 뒤의 풀잎처럼 빳빳하다. ||草の葉のよう| It is stiff like a blade of grass after rain. 雨の後の草の葉のようにピンと張っている。

네, 이발소에 앉아있는 시인의 모습이 떠오르시죠? |||||思い浮かび Yes, do you think of a poet sitting in a barber shop? はい、美容室に座っている詩人の姿が思い浮かびますか? 네.. 시인이라는 게 이렇게 힘든 직업입니다. はい.. 詩人というのはこんなに大変な職業なんです。 머리를 깎는 그런 순간 조차도 자기 머리를 대상화 해서 생각하는 것이죠? |||||||対象化||| Even at the moment when you cut your hair, you think about it by objectifying your hair, right? 髪を切るその瞬間さえも、自分の髪を対象化して考えるということですね? 낯선 모습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見慣れない姿に考えるのです。 자리 머리가 아니라 이것을 뭐 식물로 생각할 수도 있고요. You can think of it as a plant rather than a seat head 場所の頭ではなく、これを何か植物として考えることもできます。 이발사를 가지치기하는 정원사로 볼 수도 있고요. ||庭師として||| You can also view the barber as a pruning gardener. 理髪師を剪定する庭師として見ることもできます。 이런 상상력들이 뻗어나가면 팀 버튼의 '가위 손' 같은 그런 영화가 되기도 하는 거겠죠? ||||バートンの|||||||| If these imaginations are stretched out, it will become a movie like Tim Burton's'Hands of Scissors', right? こんな想像力が広がると、ティム・バートンの『シザーハンズ』のような映画になったりするのでしょうか? 자 오늘 이렇게 김기택 시인의 시집 [소]라는 시집과 함께 해봤습니다. Now, today, I tried with poet Kim Ki-taek's poetry book [So]. さあ、今日はキム・ギテク詩人の詩集『牛』と一緒にやってみました。 읽어보니까 저도 참 좋네요. 読んでみる||| 読んでみたら、私も本当に良いですね。 다시 한 번 읽어보니 세상을 조금 더 새롭게 보게 됐다고 그럴까요? |||読んでみる||||||| もう一度読み返してみると、世界を少し新しく見えるようになったと言えるでしょうか? 좋은 시는 참 그런 것 같아요. 良い詩は本当にそんな気がします。 읽으면 읽을 수록 처음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도 발견하는 것 같고요. ||||発見する||||| 読めば読むほど、最初に気づかなかったことも発見するような気がします。 덕분에 저도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過ごしました おかげさまで私も良い時間を過ごしました。 자 오늘 이렇게 해서 '책 읽는 시간' 열일곱 번 째 시간을 마칩니다. |||||||十七||||終わります さあ、今日こうして「本を読む時間」第17回を終了します。 지금까지 김영하였습니다. 今までキム・ヨンハでした。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