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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36 - 이탈로 칼비노 “왜 고전을 읽는가” - Part 4

Episode 36 - 이탈로 칼비노 “왜 고전을 읽는가” - Part 4

그래서 마흔살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처음 읽는 사람도, '요즘 뭐 읽어?' 누가 물어보면, '어 내가 [안나 카레리나]를 다시 읽고 있거든, 재밌어. 다시 읽으니까 색다른데?' 이렇게 얘기를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고전은 어떤 의무감은 있으나 그 의무감 만큼 사람들이 읽지 않는 책이라고도 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죠.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는 그런 책이다라는 것인데요. 저도 뭐 작가가 된 이후에 다시 (이탈로 칼비노 식으로 말하자면0 다시 읽게 되는 고전들이 많이 있는데요. 네 고전이라는 것은 그런 책이죠. 우리 서가에도 아마 많이 꽂혀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언젠가 다시 읽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어떤 무거운 마음을 안고 그런 책들을 들여다 보게 되는 것이죠. 이탈로 칼비노는 이런 냉소적인 어떤..일개 냉소적인 정의에서 멈추지 안고 그것을 좀 더 나아가게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요 4번 정의입니다. '고전이란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어서 5번 정의가 나오죠. '고전이란 우리가 처음 읽을 때 조차 이전에 읽은 것 같은 다시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정의는 이 5번 입니다. 여러분들이 어렸을 때 읽은 책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 그리고 빨리빨리 모든 것을 해치우는 이런 전반적인 문화때문에 어린이들이 고전을 읽을 때 축약본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나 선생님들도 그런 책을 권하는 경우가 많고요. 다이제스트 된거죠. 이렇게 심지어 줄거리만 있는 그런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 예전에는 저작권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우리나라가 일종의 '해적출판'을 하던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출간된 책들은 번역도 엉망이고 또 번역자나 출판사의 편집자가 보기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다 뺐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불필요한 내용을 갖고 있는 책이 고전이 되지는 않습니다. 네. 작가는 자기 작품을 보통 여러, 수십번을 읽으면서 많이 덜어냅니다. 덜어내고 덜어내고도 남은 그런 것이 그 출판된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함부로 그렇게 들어낼 수는 없는 것이죠. 자 어쨌든 간에 그래서 어렸을 때 읽은 책들을 다시 읽어야할 필요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많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돈 키호테]를 읽었는데요. 기억이 나는 것은 돈 키호테가 풍차도 돌진하는 장면 같은 거요. 그런 정도의 희미한 기억밖엔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몇 년 전에 완역본을 읽었습니다. 대단히 두툼한 두권의 책인데요. 이 돈 키호테는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책보다 훨씬 두껍다는 것에 일단 놀라게 되고요. 이 두꺼운 책이 그 당시에 엄청난 베스트 셀러였다는 것에 또한번 놀라게 됩니다. 어이없는 그런 그냥 ...뭐랄까요, 부조리한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습니까? 우스꽝스러운 인물의 그냥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정도로 생각을 하는데 다시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렸을 때 돈 키호테에게 받은 인상은 단지 그냥.. 이상한 사람이구나, 세상에는 미친사람이 있구나, 이런 것인데, [돈 키호테]를 다시 읽으면서 받은 인상은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입니다. 그것은 아까 이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듯이 환상성과 현실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제가 읽었을 때의 느낌은 그런 것이죠. 즉, 그 주인공 돈 키호테는 어려서 기사도 소설을 많이 읽습니다. 그것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사가 사라진 시대에 기사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죠. 현대에 사는 우리도 어떤 무협소설들을 읽습니다. 그런 것이 현대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림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영화로 그것을 보죠. 돈 키호테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돈 키호테의 현실은 기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죠. 그래서 돈 키호테는 뭐 말도 안되는 물건들을 챙겨가지고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자기를 기사라고 믿고 따라다니는 이 산초 판자를 기사의 시종이라고 여기면서 귀부인을 구하기 위해서 좌충우돌하면서 돌아다니는 이야기 인데, 이것은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현대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신문에서도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보게되죠. 게임중독에 빠져서 나가서 사람을 살해했다거나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회면에서 볼 때는 그냥 끔찍한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문학작품 안으로 들어오면 돈 키호테가 될 소재가 있는 것입니다. 현실과 환상, 또는 중독과 이야기에 중독된 어떤 사람이 그것과는 상관없는 어떤 현실속에서 겪는 일이라고도 볼 수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세르반테스는 이 인물을 대단히 놀라운 균형감각을 가지고 표현했습니다.

이 [돈 키호테]는 당시에 라틴 아메리카 쪽에서는 금서로도 지정이 됐는데요. 너무나 인기가 있었고 또 왜그랬는지 짐작은 갑니다만 당시 위정자들은 이 소설이 어떤 위험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 키호테]를 원전으로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이 돈 키호테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2권에 가면 세르반테스 자신으로 보이는 인물이 돈 키호테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마치 20세기의 포스트 모던 소설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라고도 할 수가 있습니다. 여하튼 늘 이런식으로 어렸을 때 읽었던, 축약본으로 읽었거나 아니면 제대로 읽었거나 우리의 경험과 지식이 일천했던 시절에 읽었던 소설들을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으면서 지금의 관점에서 그 소설을 다시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책들은 현재,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어떤 관심사들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까 제가 어떤 게임중독이라던가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의 문제를 지금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을 돈 키호테라는 인물 속에서 발견할 수도 있고요. 또 마담 보바리라는 인물 속에서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마담 보바리 역시 어떤 면에서는 돈 키호테와 비슷한 인물이죠. 마담 보바리는 연애소설을 너무 많이 읽다가 현실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여자입니다. 마담 보바리는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죠.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인정하지 못 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예를 들면 TV드라마에 낭만적인 연애이야기에 바져서 막상 현실에서는 제대로 연애를 하지 못하는 인물들 아마 주변에서 발견을 하실 수 있을 텐데요. 이런 인물들의 원형을 우리는 고전들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고요. 이 인물들에 대해서 좀 거리를 둔 상태에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게 고전이 아닌가 뭐 그런 얘기를 이탈로 칼비노도 하고 있습니다.

이 9번 정의도 다시 보면 재밌는데요. '고전이란 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독창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다.' 네 이것도 이탈로 칼비노의 고전의 정의에서 제가 좋아하는 그런 부분인데요. 조금 전에 [돈 키호테] 얘기를 드렸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아마 돈 키호테를 비유로 들어서 알고 계실 거예요. 그래서 돈 키호테 하면 어떤 일에 무모하게 달려드느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계실거고, 아마 소설도 그런 내용이 아닐까 라고 짐작을 하고 계실 텐데, 세르반테스의 그 소설은 그런 단순한 비유로 환원되기에는 너무나 흥미로운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칫보면 단순한 에피소드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이 [돈 키호테]에는 이후에 출현하게 될 많은 현대소설의 원형이 거기에 숨어 있습니다. 다른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설이 아니어도 그런데요. 예를 들어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같은 거는요. 우리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어쩐지 그 얘기를 알 것 만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읽어보시면 단순히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신의 조악을 스스로 발견하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고요. 또 그런가하면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대단히 짜임새 있는 범죄-추리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요. 남들로 부터 듣는 이야기와는, 또는 자기가 보지 않고 갖고 있었던 선입견과는 전혀다른 책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죠. 그렇다면 고전이 아닌 책은 어떤 책이냐, 이것과 반대인 책이겠죠.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을 보니까 알겠어요. 이런건 고전이 아닙니다. 들어서 이러이러한 책 일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들은게 전부였다. 네 그런 영화들도 있죠. 예고편이 전부다 뭐 이런 영화들이 있습니다. 예고편에서 예상했던 내용이 그대로 있다. 우리는 그런 영화나 그런 소설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Episode 36 - 이탈로 칼비노 “왜 고전을 읽는가” - Part 4

그래서 마흔살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처음 읽는 사람도, '요즘 뭐 읽어?' So even the first person who reads Tolstoy's [Anna Karerina] at the age of 40,'What are you reading these days? 누가 물어보면, '어 내가 [안나 카레리나]를 다시 읽고 있거든, 재밌어. When someone asks,'Oh, I'm reading [Anna Karerina] again, it's fun. 다시 읽으니까 색다른데?' 이렇게 얘기를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라는 것이죠. It is such a book that makes you talk like this. 다시 말해서 고전은 어떤 의무감은 있으나 그 의무감 만큼 사람들이 읽지 않는 책이라고도 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In other words, classics have a certain sense of duty, but they can be viewed as books that people do not read as much as that sense of duty.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죠. It's a fun expression.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는 그런 책이다라는 것인데요. It is a book that says that you are reading again. 저도 뭐 작가가 된 이후에 다시 (이탈로 칼비노 식으로 말하자면0 다시 읽게 되는 고전들이 많이 있는데요. There are many classics that I read again after I became a writer. 네 고전이라는 것은 그런 책이죠. Yes, classics are such a book. 우리 서가에도 아마 많이 꽂혀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언젠가 다시 읽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어떤 무거운 마음을 안고 그런 책들을 들여다 보게 되는 것이죠. Many people look into those books with a certain heavy heart as they wait for the day to be read again someday. 이탈로 칼비노는 이런 냉소적인 어떤..일개 냉소적인 정의에서 멈추지 안고 그것을 좀 더 나아가게 됩니다. Italo Calvino does not stop at this cynical definition of something cynical and goes a little further.

제가 좋아하는 것은요 4번 정의입니다. '고전이란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다.' 'A classic is a book that gives the feeling of discovering something like the first time you read it again. 이어서 5번 정의가 나오죠. '고전이란 우리가 처음 읽을 때 조차 이전에 읽은 것 같은 다시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정의는 이 5번 입니다. My favorite definition is this number 5. 여러분들이 어렸을 때 읽은 책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There must be a lot of books you read when you were younger. 특히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 그리고 빨리빨리 모든 것을 해치우는 이런 전반적인 문화때문에 어린이들이 고전을 읽을 때 축약본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In particular, in Korea, because of the education centered on entrance exams and the general culture of getting rid of everything quickly, children often read abbreviated texts when reading classics. 부모나 선생님들도 그런 책을 권하는 경우가 많고요. Parents and teachers often recommend such a book. 다이제스트 된거죠. 이렇게 심지어 줄거리만 있는 그런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 예전에는 저작권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우리나라가 일종의 '해적출판'을 하던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출간된 책들은 번역도 엉망이고 또 번역자나 출판사의 편집자가 보기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다 뺐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불필요한 내용을 갖고 있는 책이 고전이 되지는 않습니다. However, as one of the writers, I can tell you that a book with unnecessary content is not a classic. 네. 작가는 자기 작품을 보통 여러, 수십번을 읽으면서 많이 덜어냅니다. 덜어내고 덜어내고도 남은 그런 것이 그 출판된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It can be said that the published book is what remains after taking it off. 함부로 그렇게 들어낼 수는 없는 것이죠. You can't do that. 자 어쨌든 간에 그래서 어렸을 때 읽은 책들을 다시 읽어야할 필요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많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돈 키호테]를 읽었는데요. 기억이 나는 것은 돈 키호테가 풍차도 돌진하는 장면 같은 거요. What I remember is a scene like Don Quixote rushing a windmill. 그런 정도의 희미한 기억밖엔 없었습니다. There was only such a faint memory. 그런데 최근에 몇 년 전에 완역본을 읽었습니다. 대단히 두툼한 두권의 책인데요. 이 돈 키호테는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책보다 훨씬 두껍다는 것에 일단 놀라게 되고요. 이 두꺼운 책이 그 당시에 엄청난 베스트 셀러였다는 것에 또한번 놀라게 됩니다. 어이없는 그런 그냥 ...뭐랄까요, 부조리한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습니까? 우스꽝스러운 인물의 그냥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정도로 생각을 하는데 다시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You think it's just a ridiculous story of a ridiculous character, but if you read it again, you'll find it's not. 어렸을 때 돈 키호테에게 받은 인상은 단지 그냥.. 이상한 사람이구나, 세상에는 미친사람이 있구나, 이런 것인데, [돈 키호테]를 다시 읽으면서 받은 인상은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입니다. The impression I got from Don Quixote when I was a kid was just... a strange person, there's a crazy person in the world, something like this, but the impression I got from reading [Don Quixote] again is in a completely different direction. 그것은 아까 이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듯이 환상성과 현실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As I said at the start of this podcast, it is a story of a person who cannot distinguish between fantasy and the real world. 지금 제가 읽었을 때의 느낌은 그런 것이죠. That's what I feel when I read it now. 즉, 그 주인공 돈 키호테는 어려서 기사도 소설을 많이 읽습니다. In other words, Don Quixote, the protagonist, is young and reads a lot of chivalry novels. 그것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It can be said to be a kind of fantasy novel to speak of now. 기사가 사라진 시대에 기사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죠. 현대에 사는 우리도 어떤 무협소설들을 읽습니다. We in modern times also read certain martial arts novels. 그런 것이 현대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림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영화로 그것을 보죠. I read the story of Shaolin Temple and watch it in a movie even though I know that it doesn't exist in modern times. 돈 키호테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돈 키호테의 현실은 기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죠. But the reality of Don Quixote has nothing to do with the article. 그래서 돈 키호테는 뭐 말도 안되는 물건들을 챙겨가지고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So Don Quixote goes on an adventure with some ridiculous stuff. 자기를 기사라고 믿고 따라다니는 이 산초 판자를 기사의 시종이라고 여기면서 귀부인을 구하기 위해서 좌충우돌하면서 돌아다니는 이야기 인데, 이것은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현대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It is a story of walking around to save the noble lady, considering this Sancho board, who believes in himself as a knight, and follows him as the knight's servant. This is a story that can be applied to many modern people who cannot distinguish between reality and fantasy. 신문에서도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자주 보게되죠. In the newspapers, we often see such stories. 게임중독에 빠져서 나가서 사람을 살해했다거나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회면에서 볼 때는 그냥 끔찍한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문학작품 안으로 들어오면 돈 키호테가 될 소재가 있는 것입니다. 현실과 환상, 또는 중독과 이야기에 중독된 어떤 사람이 그것과는 상관없는 어떤 현실속에서 겪는 일이라고도 볼 수가 있는 것이죠. It can be seen as something that someone who is addicted to reality and fantasy or addiction and story experiences in a reality that has nothing to do with it. 그래서 세르반테스는 이 인물을 대단히 놀라운 균형감각을 가지고 표현했습니다. So Cervantes expressed this character with an amazing sense of balance.

이 [돈 키호테]는 당시에 라틴 아메리카 쪽에서는 금서로도 지정이 됐는데요. 너무나 인기가 있었고 또 왜그랬는지 짐작은 갑니다만 당시 위정자들은 이 소설이 어떤 위험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 키호테]를 원전으로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이 돈 키호테는 특이하게도 작가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2권에 가면 세르반테스 자신으로 보이는 인물이 돈 키호테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마치 20세기의 포스트 모던 소설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라고도 할 수가 있습니다. 여하튼 늘 이런식으로 어렸을 때 읽었던, 축약본으로 읽었거나 아니면 제대로 읽었거나 우리의 경험과 지식이 일천했던 시절에 읽었던 소설들을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으면서 지금의 관점에서 그 소설을 다시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책들은 현재,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어떤 관심사들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So good books can discover some of the interests I have now and now. 아까 제가 어떤 게임중독이라던가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의 문제를 지금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을 돈 키호테라는 인물 속에서 발견할 수도 있고요. 또 마담 보바리라는 인물 속에서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It can also be found in the character of Madame Bovary. 마담 보바리 역시 어떤 면에서는 돈 키호테와 비슷한 인물이죠. Madame Bovary is also in some ways similar to Don Quixote. 마담 보바리는 연애소설을 너무 많이 읽다가 현실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여자입니다. Madame Bovary is a woman who reads too many love stories and causes problems in reality. 마담 보바리는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죠. Madame Bovary dreams of a romantic relationship.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인정하지 못 합니다. However, we don't well admit that it cannot be done easily in reality. 지금도 우리는 예를 들면 TV드라마에 낭만적인 연애이야기에 바져서 막상 현실에서는 제대로 연애를 하지 못하는 인물들 아마 주변에서 발견을 하실 수 있을 텐데요. Even now, for example, we can find people around us who are not able to have a proper relationship in reality because we are devoted to romantic love stories in TV dramas. 이런 인물들의 원형을 우리는 고전들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고요. 이 인물들에 대해서 좀 거리를 둔 상태에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게 고전이 아닌가 뭐 그런 얘기를 이탈로 칼비노도 하고 있습니다.

이 9번 정의도 다시 보면 재밌는데요. This definition of 9 is also interesting to look at again. '고전이란 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독창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다.' 네 이것도 이탈로 칼비노의 고전의 정의에서 제가 좋아하는 그런 부분인데요. Yes, this is also my favorite part of Italo Calbino's classic definition. 조금 전에 [돈 키호테] 얘기를 드렸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아마 돈 키호테를 비유로 들어서 알고 계실 거예요. I told you about [Don Quixote] a while ago, but many of you probably know Don Quixote as an analogy. 그래서 돈 키호테 하면 어떤 일에 무모하게 달려드느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계실거고, 아마 소설도 그런 내용이 아닐까 라고 짐작을 하고 계실 텐데, 세르반테스의 그 소설은 그런 단순한 비유로 환원되기에는 너무나 흥미로운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칫보면 단순한 에피소드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이 [돈 키호테]에는 이후에 출현하게 될 많은 현대소설의 원형이 거기에 숨어 있습니다. At first glance, it seems that simple episodes are repeated, but in this [Don Quixote] there are many prototypes of modern novels that will appear later. 다른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The same goes for other novels. 소설이 아니어도 그런데요. 예를 들어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같은 거는요. 우리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어쩐지 그 얘기를 알 것 만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읽어보시면 단순히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신의 조악을 스스로 발견하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고요. Even though we hear the word Oedipus Complex, it feels like we know the story, but if you actually read that Sophocles' King Oedipus, it's not just a relationship between a father and a son, but a story about a person who discovers his own injustice. You can see it. 또 그런가하면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대단히 짜임새 있는 범죄-추리물로 볼 수도 있습니다. It can also be viewed as a highly structured crime-shooter that takes place in one day. 여러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요. 남들로 부터 듣는 이야기와는, 또는 자기가 보지 않고 갖고 있었던 선입견과는 전혀다른 책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죠. It is a book that allows you to discover that it is completely different from the stories you hear from others or from the preconceived notions you have. 그렇다면 고전이 아닌 책은 어떤 책이냐, 이것과 반대인 책이겠죠. If so, what kind of book is a book that is not a classic? It must be the opposite of this.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을 보니까 알겠어요. I see what I heard and knew. 이런건 고전이 아닙니다. 들어서 이러이러한 책 일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들은게 전부였다. I thought it would be a book like this, but when I read it, it was all I heard. 네 그런 영화들도 있죠. 예고편이 전부다 뭐 이런 영화들이 있습니다. 예고편에서 예상했던 내용이 그대로 있다. 우리는 그런 영화나 그런 소설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