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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 (Reading Time podcast), Episode 20 - 정이현 (Jung Yihyun) - Part 4

Episode 20 - 정이현 (Jung Yihyun) - Part 4

토요일이었다, 느지막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오니 Q매장의 전화번호가 삐삐에 찍혀 있었다.

"너 오늘 하루만 아르바이트해라, 우리 매니저 언니네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언니 급하게 시골 내려갔거든. 본사 지원은 내일이나 되어야 나온다고 하고, 세일이라 손님 많을텐데 하루만 도와줘." 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옷장을 열어보았다. 아무래도 Q브랜드의 옷을입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작년 봄 시즌에 산 Q브랜드의 흰색 남방셔츠를 찾아 입었다. 밑에는 이대 앞 보세가게에서 산 블랙스커트를 입었는데 언젠가 R이, 우리 옷이구나, 라고 착각했던 치마였다.

Q매장에는 R과 처음 보는 남자가 함께 있었다.

"대리님, 오늘 저희 매장 일일 지원이에요." R이 나를 소개했다. 남자는 내 주민등록증을 받아 몇 가지를 베껴 적었다. 그리고 말했다.

"제복으로 갈아입으세요." 나보다 더 당황한 것은 R이었다.

"아니, 얘는 오늘 하루 알반데 유니폼을 왜 입어요?" "원래 규정이 그렇잖아." "그동안 안 그랬어요." "안 입었던 사람들이 잘못한 거야." "그래도 얘는 학생이고 제 친구라서 그냥 오늘 하루만 잠깐 도와주는 거예요, 한번만 봐주세요." 학생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움찔했다. R의 태세는 강경했다. 지나는 사람이 봤다면, 그 대리가 나에게 입히려는 것이 삼풍백화점 판매원 유니폼이 아니라 죄수복이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내가 R을 말렸다.

"나는 괜찮아, 그냥 입지 뭐." R이 나를 보았다. 어린 소처럼 어글어글한 눈망울이었다.

"너 진짜 괜찮아?" 나는 피식 웃어 보였다.

"당연하지, 그게 뭐 어때서." "대리님 그럼 얘 가슴에 명찰 하나 달아주세요. 지원 아르바이트라고요." 유니폼은 내 몸에 딱 맞았다. 나는 완벽한 교복자율화 세대였다. 국민학교 때 걸 스카우트 단복을 입었던 이래로 아주 오랜만에 입어보는 제복이었다. 유니폼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이상하게, 그렇게 느껴졌다. 아무렇게나 입고 서서 아무런 말이나 툭툭 던지며, R의 일을 도와주던 때와는 모든 것이달랐다. 정오가 지나자 손님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할 건 많은데 몸은 굼뜨고 일은 서툴렀다.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기는커녕 사이즈를 찾아달라는 주문에도 땀이 뻘뻘 흘러내렸다. R이 열심히 커버해주었지만 그녀가 재고를 찾기 위해 창고에 들어가거나 다른 손님을 응대하고 있을 때에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가 없었다. 먼저 들어온 손님의 소맷단을 핀으로 표시하고 있으면 나중에 들어온 다른 손님이 버럭 신경질을 내기 일쑤였다.

"삼십 프로 디스카운트해서 이 블라우스가 얼마야?" 십오만 원도 아니고 십사만 팔천 오백 원의 삼십 퍼센트가 얼마인지 까마득하기만 했다. 더구나 나는 아라비아 숫자만 보면 머리가 핑핑 도는 인간이 아닌가. 나는 R을 쳐다보았다. 저편의 R의 손님이 마음에 들어하는 흰 바지에 어울릴 웃옷을 골라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계산대의 캐셔도 정신없이 바빠보였다.

"아가씨, 뭐해? 얼른 계산 좀 해줘. 이렇게 네 벌 할 거고. 삼십 퍼센트로 계산해봐봐." 나는 신중하게 전자계산기를 두드렸다. 바빴던 캐셔가, 내 엉성한 산수를 재확인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백만 원권 수표를 내고 거스름까지 받아 돌아갔던 손님이 다시 나타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이 계산 어떤 년이 한 거야?" 년,이라는 발음을 그녀는 눈 하나 깜짝 않고 했다. 그 욕이 지시하는 대상이 나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왜 그러시죠?" R이 나를 막고 나섰다.

"아까 아가씨가 아니잖아, 저기 쟤가 계산했는데." "저 사람은 우리 아르바이트생이구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아니, 무슨 저런 기본도 안된 아르바이트생을 써? 중학교도 못 나왔어? 이깟 덧셈뺄셈도 못해?" 어쨌거나 기본도 안된 아르바이트생이 틀림없었으므로 나는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얼른 다시 계산해드리겠습니다." R이 몇 번이고 머리를 조아렸다. 사만 원 가량이 어디서 보태졌는지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머지 돈을 돌려받은 손님은 나를 한번 째려보더니 마네킹의 목에 걸린 스카프를 벗겨냈다.

"화가 나서 그냥은 못 가겠어. 내가 저 멍청한 애 때문에 여기서 허비한 시간이 얼만데 이거 보상금 대신 가져가는 거야. 쟤 일당에서 까든지 알아서 해." R이 손님 손의 스카프를 낚아챘다.

"손님, 이건 정품이라서 곤란하구요. 저희가 다른 사은품 드릴게요." 손님이 다시 스카프를 뺏으며 언성을 높였다.

"누가 허접한 사은품 받고 싶대? 난 이게 마음에 들어서 가져가겠다는데 왜 이래?" 소동은 아까의 그 대리라는 남자가 달려오고 나서야 종결되었다. 손님은 결국 스카프를 쇼핑백 귀퉁이에 밀어넣은 채 당당히 사라졌다. 대리의 가시 돋친 잔소리를 듣는 동안 R은입술만 꼭 깨물고 있었다. 나는, 나는 거기서 도망쳐버리고만 싶었다. 대리가 돌아간 뒤 R이나에게 말했다.

"나 때문에 괜히 미안해." 지나고 보니 내가 먼저 했어야 할말이었다. 나는 겨우 입을 열었다.

"너 괜찮아?" R의 눈동자가 잔잔하게 흔들렸다. 그럼, 이런 건 일축에도 안 끼는 걸. R이 내 유니폼 어깨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주었다.

"오늘은 수고했어, 이제 바쁜시간 대충 지났으니까 그만 가라."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일한 건 내가 나중에따로 정산해줄게, 얼른 옷 갈아입어." "혼자 있어도 돼? 응, 나 혼자가 편해, 빨리 갈아입어." R이 나를 고객용 탈의실로 떠밀었다. 탈의실에서 나는 삼풍백화점 판매원의 제복을 벗고, 내옷으로 갈아입었다. 흰 남방셔츠와 검은색 치마. 유니폼이 아닌데도 그 옷들은 참 무거웠다. 철근이 어깨를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Q매장에 온 지 고작 네 시간이 지나 있었다. 나는R을 남겨두고 황급히 백화점을 떠났다. 분홍색 삼풍백화점 건물이 쿵쿵, 나를 따라오는 것같았다.

한 때 가까웠던 누군가와 멀어지게 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어른이 된 다음에는 특히 그렇다. 그 일이 있은 뒤,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취직을 했다. 동물 사료를 수입하는 회사였다. 이 세상에 그토록 많은 동물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나는 마케팅 팀에 배속되어 연구용 실험동물을 위한 사료를 팔았다. 햄스터는 하구 10~14그램의 열량을 섭취해야 하고, 랫은 15~20그램을 먹어야 한다. 토끼에게는 적어도 120그램 이상이 필요하다. R과 나는 서로에게 삐삐를 치지 않았다. 회사 복도 자판기 밀크커피는 R이 타준 커피에 비해 형편없었다. 우리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서울 경기 지역의 병원과 대학 실험실에 인사를 도느라 봄이 어지러이 깊어가는 것도 몰랐다. 안국동의 회사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평일엔 정장을 입어야 했지만 토요일엔 청바지도 입을 수 있었다.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 몇 번인가 전화기를 들었다가 그냥 내려놓았다.

남자친구도 생겼다. 증권회사의 신입사원인 그와 만나면, 주로 서로의 회사생활에 대해 얘기 했다. 그는 내가 귀여워서 좋다고 했다.

"귀엽다는 게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야, 너 예쁘지는 않지만 귀엽게 생겼잖아. 피부도 하얗고, 웃을 때 양쪽 눈가에 주름이 세 개씩 잡히거든." 그는 기형도가 한려수도쯤에 있는 외딴 섬 이름인 줄 알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선하고 밝아서 나쁘지 않았다. 그해 봄 나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비교적 온화한 중도우파의 부모, 슈퍼 싱글사이즈의 깨끗한 침대, 반투명의 초록색 모토로라 호출기와 네 개의 핸드백, 구태의연한 것들이었다. 봄이 가고 무기력하게, 여름이 오고 있었다.

1989년 12월 개장한 삼풍백화점은 지상 5층, 지하 4층의 초현대식 건물이었다. 1995년 6월29일. 그날, 에어컨디셔너는 작동되지 않았고 실내는 무척 더웠다.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언제 여름이 되어버린 거지?" 5시 40분, 1층 로비를 걸으면서 나는 중얼거렸다. 5시 43분, 정문을 빠져나왔다. 5시 48분, 집에 도착했다. 5시 53분, 얼룩말 무늬 일기장을 펼쳤다. '나는 오늘', 이라고 썼을 때 쾅, 소리가 들렸다. 5시 55분이었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다. 한 층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1초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내 초록색 반투명 모토로라 삐삐에 안위를 묻는 메시지들이 가득 찼다. 저녁을 짓다 말고 찌개에 넣을 두부를 사러 삼풍백화점 슈퍼마켓에 간 아랫집 아주머니가 돌아오지 않았다. 도마 위에는 반쯤 썬 대파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장마가 시작되었다. 며칠 뒤 조간신문에는 사망자와 실종자 명단이 실렸다. 나는 그것을 읽지 않았다. 옆면에는 한 여성 명사가 기고한 특별칼럼이 있었다. 호화롭기로 소문났던 강남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대한민국이 사치와 향락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는 하늘의 뜻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나는 신문사 독자부에 항의전화를 걸었다. 신문사에는 필자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나는 독자부의 담당자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여자가 거기 한번 와 본적이나 있대요? 거기 누가 있는지 안대요?" 나는 하아하아 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미안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울음이 그칠 때까지 전화를 들고 있어 주었던 그 신문사 직원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맙게 생각한다.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230시간을 버틴 청년이 구조되는 것을 텔레비전으로 보았다. 285시간을 버틴 소녀도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TV만 보았다. 남자친구가 나를 걱정했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는 거야. 군대에서 의무병으로 근무할 때 나는 여러 죽음들을 보았어. 외삼촌이 육군 장성이라 손을 쓸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억지로 나를 그곳에 보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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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0 - 정이현 (Jung Yihyun) - Part 4 Episode 20 - Jung Yihyun - Part 4 Aflevering 20 - Jung Yihyun - Deel 4

토요일이었다, 느지막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오니 Q매장의 전화번호가 삐삐에 찍혀 있었다. 土曜日だった|||||||||| It was Saturday, and when I got up late and came to wash my face, the phone number of the Q store was stamped on the page. 土曜日だった、遅めに起きて顔を洗って来るとQ店舗の電話番号がピピに表示されていた。

"너 오늘 하루만 아르바이트해라, 우리 매니저 언니네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언니 급하게 시골 내려갔거든. |||アルバイトしろ|||||||||| "You have to work part-time for just one day, because my manager, your grandmother, died suddenly, and you hurried down to the countryside. "今日だけアルバイトをしてくれ、私たちのマネージャーのお姉さんの祖母が突然亡くなったので、お姉さんが急いで田舎に行ったんだ。 본사 지원은 내일이나 되어야 나온다고 하고, 세일이라 손님 많을텐데 하루만 도와줘." ||明日か|||||||| It is said that the support from the headquarters will only come out tomorrow, and there will be a lot of customers because it is a sale. 本社の支援は明日にならないと出てこないと言っていて、セールだからお客さんも多いだろうから、1日だけ手伝ってくれ。" 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知っていると| I replied that I knew. 私は知っていると答えた。 옷장을 열어보았다. I opened the closet. クローゼットを開けてみた。 아무래도 Q브랜드의 옷을입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작년 봄 시즌에 산 Q브랜드의 흰색 남방셔츠를 찾아 입었다. |||方が||||||春|||||| I think it would be better to wear Q brand clothes, so I found a white southern shirt from Q brand that I bought last spring season. どうやらQブランドの服を着る方がいいと思ったので、昨年の春シーズンに買ったQブランドの白いワイシャツを探して着た。 밑에는 이대 앞 보세가게에서 산 블랙스커트를 입었는데 언젠가 R이, 우리 옷이구나, 라고 착각했던 치마였다. ||||||着ていた||||||| Underneath, I wore a black skirt that I bought at a bonded store in front of Ewha Womans University, but it was a skirt that one day I misunderstood that R is our clothes. 下には梨大前の免税店で買った黒いスカートを履いているが、いつかRが、私たちの服だ、と思い込んでいたスカートだった。

Q매장에는 R과 처음 보는 남자가 함께 있었다. At the Q store, R and a man I've never seen before. Q店舗にはRと初めて見る男が一緒にいた。

"대리님, 오늘 저희 매장 일일 지원이에요." 代理님||||| "Deputy, this is our daily support for our store today." 「代理店長、今日は私たちの店の一日支援です。」 R이 나를 소개했다. Rが私を紹介した。 남자는 내 주민등록증을 받아 몇 가지를 베껴 적었다. The man took my ID card and copied several things. 男が私の住民登録証を受け取り、いくつかを写し取った。 그리고 말했다. そして言った。

"제복으로 갈아입으세요." |着替えてください "Please change into a uniform." 「制服に着替えてください。」 나보다 더 당황한 것은 R이었다. ||||Rだった What was more embarrassing than me was R. 私よりももっと困惑していたのはRだった。

"아니, 얘는 오늘 하루 알반데 유니폼을 왜 입어요?" |彼は|||アルバンデ||| "No, why is he wearing a uniform today?" 「いいえ、あいつは今日一日アルバンで、どうしてユニフォームを着るの?」 "원래 규정이 그렇잖아." |規定が| "That's the original rule." 「元々規定がそうじゃない。」 "그동안 안 그랬어요." 「その間そうじゃなかった。」 "안 입었던 사람들이 잘못한 거야." |着ていた||| 「着ていなかった人たちが悪いんだ。」 "그래도 얘는 학생이고 제 친구라서 그냥 오늘 하루만 잠깐 도와주는 거예요, 한번만 봐주세요." |||||||||||一度だけ| それでも彼は学生であり、私の友達だから、今日はただ少しだけ手伝ってあげるだけです。一度だけ見逃してください。 학생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움찔했다. 学生ではなかったので、私はびくっとした。 R의 태세는 강경했다. ||強硬だった R's stance was tough. Rの態度は強硬だった。 지나는 사람이 봤다면, 그 대리가 나에게 입히려는 것이 삼풍백화점 판매원 유니폼이 아니라 죄수복이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囚人服|| Had anyone seen it, they would have guessed that it was not the uniform of the salesman at Sampoong Department Store, but a prisoner's suit that the deputy was trying to wear on me. 通り過ぎる人が見たら、その代理店の人が私に着せようとしているのは三豊デパートの販売員の制服ではなく、囚人服だろうと推測しただろう。 내가 R을 말렸다. ||止めた I dried R 私はRを止めた。

"나는 괜찮아, 그냥 입지 뭐." |||場所| "私は大丈夫、ただ着ればいいじゃん。" R이 나를 보았다. Rが私を見た。 어린 소처럼 어글어글한 눈망울이었다. |子牛のように|| It was like a small cow. 子供の牛のように大きな目をしていた。

"너 진짜 괜찮아?" "本当に大丈夫なの?" 나는 피식 웃어 보였다. |くすっと|| I smiled bloody. 私はぷっと笑ってしまった。

"당연하지, 그게 뭐 어때서." |||どうしたの "Of course, how is that?" "当然じゃない、それが何か問題でもあるの?" "대리님 그럼 얘 가슴에 명찰 하나 달아주세요. ||||名札|| "部長、それなら彼の胸に名札を一つ付けてください。" 지원 아르바이트라고요." |アルバイトだよ 支援アルバイトだと言っている。" 유니폼은 내 몸에 딱 맞았다. ユニフォームは|||| The uniform fit my body. ユニフォームは私の体にぴったり合っていた。 나는 완벽한 교복자율화 세대였다. ||制服自由化| I was the perfect school uniform autonomous generation. 私は完璧な制服自由化世代だった。 국민학교 때 걸 스카우트 단복을 입었던 이래로 아주 오랜만에 입어보는 제복이었다. |||スカウト||||||| It's been a long time since I wore a girl scout uniform in elementary school. 小学校の時に着ていたスカウトの制服以来、とても久しぶりに着る制服だった。 유니폼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ユニフォームは思ったより重かった。 이상하게, 그렇게 느껴졌다. 不思議と、そう感じた。 아무렇게나 입고 서서 아무런 말이나 툭툭 던지며, R의 일을 도와주던 때와는 모든 것이달랐다. ||||||||||||すべてが違った 何も考えずに服を着て立ち、何気ない言葉をポンポン投げかけていたあの時とはすべてが異なっていた。 정오가 지나자 손님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正午を過ぎると、客が押し寄せ始めた。 할 건 많은데 몸은 굼뜨고 일은 서툴렀다. ||||||不器用だった やることはたくさんあるのに、体は鈍く、仕事も不器用だった。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기는커녕 사이즈를 찾아달라는 주문에도 땀이 뻘뻘 흘러내렸다. ||||||注文にも||大量に| Rather than choosing clothes that suit the customers, sweat poured down when asked to find a size. 客に似合う服を選んであげるどころか、サイズを探してほしいという注文にも汗がだらだら流れ落ちた。 R이 열심히 커버해주었지만 그녀가 재고를 찾기 위해 창고에 들어가거나 다른 손님을 응대하고 있을 때에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가 없었다. Rが一生懸命フォローしてくれたが、彼女が在庫を探すために倉庫に入ったり、他の客に対応しているときは、私はどうすればいいのかわからなかった。 먼저 들어온 손님의 소맷단을 핀으로 표시하고 있으면 나중에 들어온 다른 손님이 버럭 신경질을 내기 일쑤였다. ||||ピンで|||||||||| If the cuffs of the first visitor were marked with a pin, other guests who came in later were often nervous. 最初に入ってきた客の袖口をピンで印をつけていると、後から入ってきた他の客がカッとなって怒り出すことが多かった。

"삼십 프로 디스카운트해서 이 블라우스가 얼마야?" |||||いくら 「30%ディスカウントして、このブラウスはいくらですか?」 십오만 원도 아니고 십사만 팔천 오백 원의 삼십 퍼센트가 얼마인지 까마득하기만 했다. ||||||||||全く分からない| 15万ウォンでもなく、14万4800ウォンの30%がいくらなのか全然分からなかった。 더구나 나는 아라비아 숫자만 보면 머리가 핑핑 도는 인간이 아닌가. ||アラビア数字|数字だけ|||||| さらに、私はアラビア数字を見るだけで頭がクラクラする人間ではないか。 나는 R을 쳐다보았다. 私はRを見つめていた。 저편의 R의 손님이 마음에 들어하는 흰 바지에 어울릴 웃옷을 골라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向こう側のRのお客さんに似合う上着を選んであげるのに夢中だった。 계산대의 캐셔도 정신없이 바빠보였다. |レジの|| Even the cashier at the cashier seemed hectic. レジのキャッシャーもとても忙しそうだった。

"아가씨, 뭐해? お嬢さん| "Mister, what are you doing? 「お嬢さん、何をしているの?」 얼른 계산 좀 해줘. Please do some math. 早くお会計をしてくれ。 이렇게 네 벌 할 거고. これで君の分が三つになるよ。 삼십 퍼센트로 계산해봐봐." ||計算してみて Calculate it with thirty percent." 30パーセントで計算してみて。 나는 신중하게 전자계산기를 두드렸다. I carefully tapped the calculator. 私は慎重に電卓を叩いた。 바빴던 캐셔가, 내 엉성한 산수를 재확인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再確認し||| The problem was that the busy cashier did not reaffirm my sloppy arithmetic. 忙しかったキャッシャーが、私のわずかな算数を再確認しなかったのが問題だった。

백만 원권 수표를 내고 거스름까지 받아 돌아갔던 손님이 다시 나타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お釣りまで||||||||| It wasn't long before the customer, who had returned to pay a check for one million won, and even received a change, reappeared. 百万円の小切手を出してお釣りを受け取って帰って行った客が、再び現れたのはそれほど時間が経っていなかった。

"이 계산 어떤 년이 한 거야?" |||年|| "この計算、どの年がやったの?" 년,이라는 발음을 그녀는 눈 하나 깜짝 않고 했다. |||||||せずに| 年、という発音を彼女は目を瞬きさせることなく言った。 그 욕이 지시하는 대상이 나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その 욕|||||| I couldn't realize that I was the target of the curse. その罵りが指し示す対象が私であるという実感はなかった。

"왜 그러시죠?" |どうしたんですか "どうしてそうなったんですか?" R이 나를 막고 나섰다. ||阻止| Rが私を守りに入った。

"아까 아가씨가 아니잖아, 저기 쟤가 계산했는데." |あの子|||| さっきの小姐じゃないじゃない、あそこであの子が計算したんだけど。 "저 사람은 우리 아르바이트생이구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That person is our part-time job, you can tell me." あの人は私たちのアルバイト生ですので、私に言っていただければ大丈夫です。 "아니, 무슨 저런 기본도 안된 아르바이트생을 써? |||||アルバイト|使う "No, what kind of non-basic part-time job student? いいえ、こんな基本もできないアルバイト生を雇うなんて? 중학교도 못 나왔어? 中学校も|| 中学校も卒業していないの? 이깟 덧셈뺄셈도 못해?" こんな|| Can't you add or subtract this cat?" こんな足し算引き算もできないの? 어쨌거나 기본도 안된 아르바이트생이 틀림없었으므로 나는 고개만 푹 수그리고 있었다. ||||||うつむいて||| いずれにせよ基本もできていないアルバイト生に違いなかったので、私はただうつむいていました。

"죄송합니다, 제가 얼른 다시 계산해드리겠습니다." ||||計算します 「申し訳ありません、すぐに再計算いたします。」 R이 몇 번이고 머리를 조아렸다. R tightened his head again and again Rは何度も頭を下げた。 사만 원 가량이 어디서 보태졌는지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サマン(1)||||||| It was unclear where the 40,000 won was added. 四万ウォンほどがどこから足されたのか分からない状態だった。 나머지 돈을 돌려받은 손님은 나를 한번 째려보더니 마네킹의 목에 걸린 스카프를 벗겨냈다. |||||||||||はずした The customer who received the rest of the money glanced at me once and removed the scarf from the mannequin's neck. 残りのお金を返してもらった客様は私を一度睨んだ後、マネキンの首にかけられたスカーフを剥ぎ取った。

"화가 나서 그냥은 못 가겠어. ||||行けない "I just can't go because I'm angry. 「怒っているからそのままでは帰れない。 내가 저 멍청한 애 때문에 여기서 허비한 시간이 얼만데 이거 보상금 대신 가져가는 거야. ||||||無駄にした||||||| How much time I've wasted here because of that stupid kid, and I'm taking this instead of the reward. あのバカな子のせいでここで無駄にした時間がどれだけなのに、これを報酬の代わりに持っていくつもりか。」 쟤 일당에서 까든지 알아서 해." ||どこで|| He does it on his own." あいつの仲間でどうにでもしてくれ。 R이 손님 손의 스카프를 낚아챘다. R snatched a scarf from a customer's hand. Rは客の手に持っていたスカーフを引ったくった。

"손님, 이건 정품이라서 곤란하구요. |||困ります "Guests, this is a genuine product, so I am in trouble. 「お客様、これは正規品なので困ります。」 저희가 다른 사은품 드릴게요." ||景品| We'll give you another gift." 私たちは他の景品をお渡しします。" 손님이 다시 스카프를 뺏으며 언성을 높였다. The customer took the scarf again and raised his voice. お客さんはまたスカーフを奪い取り、声を高めた。

"누가 허접한 사은품 받고 싶대? ||||want "Who wants to get a crappy gift? "誰がいまいましい景品を欲しがるの? 난 이게 마음에 들어서 가져가겠다는데 왜 이래?" ||||持っていく|| I like this and I'm going to take it. 私はこれが気に入ったので持って行くと言っているのに、どうしてこんなことになるの? 소동은 아까의 그 대리라는 남자가 달려오고 나서야 종결되었다. 騒動は||||||| The commotion ended only when a man called the surrogate came in. 騒動はさっきのその代理という男が駆け寄ってきてから終結した。 손님은 결국 스카프를 쇼핑백 귀퉁이에 밀어넣은 채 당당히 사라졌다. |||買い物袋||||| The customer finally disappeared with the scarf pushed into the corner of the shopping bag. 客は結局スカーフをショッピングバッグの隅に押し込んだまま堂々と姿を消した。 대리의 가시 돋친 잔소리를 듣는 동안 R은입술만 꼭 깨물고 있었다. ||鋭い||||Rは唇だけ||| While listening to the thorny nagging of the surrogate, R was biting only his lips. 代理の刺々しい小言を聞いている間、Rはただ口を固く噛んでいた。 나는, 나는 거기서 도망쳐버리고만 싶었다. |||逃げてしまった| I, I just wanted to run away from there. 私は、私はそこの場から逃げ出してしまいたかった。 대리가 돌아간 뒤 R이나에게 말했다. |||Rに| 代理が帰った後、Rは私に言った。

"나 때문에 괜히 미안해." 「私のせいで余計に申し訳ない。」 지나고 보니 내가 먼저 했어야 할말이었다. |||||言うべきだった It was something I should have said first as it passed. 時間が経ってみると、私が先に言うべきだった言葉だった。 나는 겨우 입을 열었다. 私はやっと口を開いた。

"너 괜찮아?" 「君、大丈夫?」 R의 눈동자가 잔잔하게 흔들렸다. R's eyes shook gently. Rの目が静かに揺れた。 그럼, 이런 건 일축에도 안 끼는 걸. R이 내 유니폼 어깨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주었다. ||||||||||||||払ってくれた じゃあ、こんなのは一蹴にもならないよ。Rが私のユニフォームの肩についている埃をポンポンとはたいてくれた。

"오늘은 수고했어, 이제 바쁜시간 대충 지났으니까 그만 가라." |お疲れ様|||||| "You did a good job today, now that busy time has passed, stop going." 「今日はお疲れ様、今は忙しい時間はだいたい終わったから、もう帰っていいよ。」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私は返事ができなかった。

"지금까지 일한 건 내가 나중에따로 정산해줄게, 얼른 옷 갈아입어." |||||精算する||| "What I've worked so far, I'll pay for it later, change clothes quickly." 「今まで働いた分は後で別に精算してあげるから、早く服を着替えて。」 "혼자 있어도 돼? 「一人でも大丈夫?」 응, 나 혼자가 편해, 빨리 갈아입어." |||楽だ|| Yes, I'm comfortable alone, I change quickly." 「うん、私一人が楽だから、早く着替えて。」 R이 나를 고객용 탈의실로 떠밀었다. ||顧客用|更衣室へ| R pushed me to the customer's changing room Rが私を客用の試着室に押し込んだ。 탈의실에서 나는 삼풍백화점 판매원의 제복을 벗고, 내옷으로 갈아입었다. |||販売員の|||| In the changing room, I took off the uniform of the salesman at Sampoong Department Store and changed into my own clothes. 脱衣所で私は三豊百貨店の販売員の制服を脱いで、自分の服に着替えた。 흰 남방셔츠와 검은색 치마. A white southern shirt and a black skirt. 白いシャツと黒いスカート。 유니폼이 아닌데도 그 옷들은 참 무거웠다. |||服は|| Even though it was not a uniform, the clothes were very heavy. ユニフォームではないのに、その服は本当に重かった。 철근이 어깨를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押し下げる|| It seemed that the rebar was pressing down on the shoulder. 鉄筋が肩を押し下げているようだった。 Q매장에 온 지 고작 네 시간이 지나 있었다. Q Only four hours have passed since I came to the store. Q店舗に来てからたった4時間が過ぎていた。 나는R을 남겨두고 황급히 백화점을 떠났다. |残して||デパートを| 私はRを残して慌てて百貨店を離れた。 분홍색 삼풍백화점 건물이 쿵쿵, 나를 따라오는 것같았다. |||ドンドン||ついてくる| ピンク色の三豊百貨店の建物がドンドン、私の後をつけてくるようだった。

한 때 가까웠던 누군가와 멀어지게 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一時期近かった誰かと遠くなることは珍しいことではない。 어른이 된 다음에는 특히 그렇다. This is especially true after becoming an adult. 大人になってからは特にそうだ。 그 일이 있은 뒤,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취직을 했다. その出来事があった後、長くは待たずに私は就職した。 동물 사료를 수입하는 회사였다. ||輸入する| It was a company that imported animal feed. 動物の餌を輸入する会社だった。 이 세상에 그토록 많은 동물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It was amazing that there are so many animals in this world. この世にこんなにも多くの動物がいることが驚きだった。 나는 마케팅 팀에 배속되어 연구용 실험동물을 위한 사료를 팔았다. |||||実験動物|ための|飼料を| I was assigned to the marketing team and sold feed for research animals. 私はマーケティングチームに配属され、研究用実験動物の餌を販売しました。 햄스터는 하구 10~14그램의 열량을 섭취해야 하고, 랫은 15~20그램을 먹어야 한다. Hamsters should eat 10-14 grams of calories in the mouth, and rats should eat 15-20 grams. ハムスターは約10~14グラムのカロリーを摂取する必要があり、ラットは15~20グラム食べる必要があります。 토끼에게는 적어도 120그램 이상이 필요하다. ウサギには|||| Rabbits need at least 120 grams. ウサギには少なくとも120グラム以上が必要です。 R과 나는 서로에게 삐삐를 치지 않았다. Rと私はお互いにピピを打たなかった。 회사 복도 자판기 밀크커피는 R이 타준 커피에 비해 형편없었다. Milk coffee, a vending machine in the company hallway, was poor compared to the coffee that R had made. 会社の廊下の自動販売機のミルクコーヒーはRが入れてくれたコーヒーに比べてひどかった。 우리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서울 경기 지역의 병원과 대학 실험실에 인사를 도느라 봄이 어지러이 깊어가는 것도 몰랐다. |||||||||||||めまぐるしく||| I didn't even know that spring was getting deeper while greeting hospitals and university laboratories in the Gyeonggi area of Seoul that use our products. 私たちの会社の製品を使用しているソウル・京畿地域の病院と大学の実験室に挨拶をしているうちに春がうっかり深まっているのに気づかなかった。 안국동의 회사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通っていた I took the subway to the company in Anguk-dong. 安国洞の会社までは地下鉄で通っていた。 평일엔 정장을 입어야 했지만 토요일엔 청바지도 입을 수 있었다. 平日はスーツを着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が、土曜日にはジーンズも履くことができた。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 それだけは気に入った。 몇 번인가 전화기를 들었다가 그냥 내려놓았다. ||電話を||| 何度か電話を手に取ったが、そのまま置いた。

남자친구도 생겼다. 彼氏もできた。 증권회사의 신입사원인 그와 만나면, 주로 서로의 회사생활에 대해 얘기 했다. 証券会社の||||||||| When I met him, a new employee at a securities company, we mainly talked about each other's corporate life. 証券会社の新入社員である彼と会うと、主にお互いの会社生活について話した。 그는 내가 귀여워서 좋다고 했다. ||可愛いから|| 彼は私が可愛いと言ってくれた。

"귀엽다는 게 무슨 뜻이야?" "可愛いってどういう意味?" "말 그대로야, 너 예쁘지는 않지만 귀엽게 생겼잖아. |||美しくは|だけど|| "文字通りだよ、君は美しくはないけど可愛い顔をしてるじゃないか。" 피부도 하얗고, 웃을 때 양쪽 눈가에 주름이 세 개씩 잡히거든." ||||両方||しわ|||できる 肌も白くて、笑うときには両目の周りにしわが三つずつできるんだ。 그는 기형도가 한려수도쯤에 있는 외딴 섬 이름인 줄 알 것이 틀림없었다. 彼は奇形島が韓流水道のあたりにある孤島の名前だと知っているに違いなかった。 하지만 선하고 밝아서 나쁘지 않았다. ||明るくて|| しかし、優しく明るいので悪くはなかった。 그해 봄 나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その年の春、私は多くのものを持っていた。 비교적 온화한 중도우파의 부모, 슈퍼 싱글사이즈의 깨끗한 침대, 반투명의 초록색 모토로라 호출기와 네 개의 핸드백, 구태의연한 것들이었다. ||||||清潔な|ベッド||緑色|モトローラ|呼び出し機|||ハンドバッグ|古臭い|古臭いもの They were relatively gentle middle-right parents, a super single-sized clean bed, a translucent green Motorola pager and four handbags, and the old ones. 比較的穏やかな中道右派の親、スーパシングルサイズのきれいなベッド、半透明の緑色のモトローラのポケベルと4つのハンドバッグ、それは古臭いものであった。 봄이 가고 무기력하게, 여름이 오고 있었다. ||無気力に||| Spring was passing and summer was coming, helpless. 春が過ぎ、無気力に、夏が来ようとしていた。

1989년 12월 개장한 삼풍백화점은 지상 5층, 지하 4층의 초현대식 건물이었다. |||三豊百貨店は||||||建物だった Sampoong Department Store, which opened in December 1989, was an ultra-modern building with 5 stories above the ground and 4 stories below the ground. 1989年12月に開店した三豊百貨店は、地上5階、地下4階の超現代的な建物だった。 1995년 6월29일. 1995年6月29日。 그날, 에어컨디셔너는 작동되지 않았고 실내는 무척 더웠다. ||動かなかった|||とても| その日、エアコンは動いておらず、室内は非常に暑かった。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ように|流れ落ちた 汗が雨のように流れ落ちた。

"언제 여름이 되어버린 거지?" "When has it been summer?" "いつ夏になったのだろう?" 5시 40분, 1층 로비를 걸으면서 나는 중얼거렸다. ||||歩きながら|| 5時40分、1階のロビーを歩きながら私はつぶやいた。 5시 43분, 정문을 빠져나왔다. |||出てきた 5時43分、正門を出た。 5시 48분, 집에 도착했다. 5時48分、家に到着した。 5시 53분, 얼룩말 무늬 일기장을 펼쳤다. ||シマウマ|||開いた At 5:53, I opened my zebra-patterned diary. 5時53分、ゼブラ模様の日記帳を開いた。 '나는 오늘', 이라고 썼을 때 쾅, 소리가 들렸다. |||書いた|||音| When I wrote'I am today', I heard a bang. '私は今日', と書いた時にドンという音が聞こえた。 5시 55분이었다. 5時55分だった。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다. |崩壊した Sampoong Department Store collapsed. 三豊百貨店が崩壊した。 한 층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1초에 지나지 않았다. |層||||||| 1階が崩れるのにかかった時間は1秒にも満たなかった。

그리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そして多くのことが起こった。 내 초록색 반투명 모토로라 삐삐에 안위를 묻는 메시지들이 가득 찼다. |||||||メッセージが|| 私の緑色の半透明のモトローラのポケベルには安否を尋ねるメッセージがいっぱいだった。 저녁을 짓다 말고 찌개에 넣을 두부를 사러 삼풍백화점 슈퍼마켓에 간 아랫집 아주머니가 돌아오지 않았다. |作る||||||||||下の階の奥さん|| 夕食を作るのをやめて、鍋に入れる豆腐を買いに三豊百貨店のスーパーに行った下の家のおばさんが帰ってこなかった。 도마 위에는 반쯤 썬 대파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長ネギ||| まな板の上には半分切った長ネギが残っていたそうだ。 장마가 시작되었다. |始まった 梅雨が始まった。 며칠 뒤 조간신문에는 사망자와 실종자 명단이 실렸다. |||||名簿が| A few days later, a list of the dead and missing people appeared in the morning newspaper. 数日後、朝刊には死亡者と行方不明者の名簿が掲載された。 나는 그것을 읽지 않았다. I didn't read it. 私はそれを読まなかった。 옆면에는 한 여성 명사가 기고한 특별칼럼이 있었다. |||女性||| On the side was a special column contributed by a female celebrity. 側面にはある女性の著名人が寄稿した特別コラムがあった。 호화롭기로 소문났던 강남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대한민국이 사치와 향락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는 하늘의 뜻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韓国が|贅沢と||浸る||警告する||かもしれない|知らないという|| The collapse of the Sampoong Department Store in Gangnam, which was rumored to be luxurious, was an article saying that it may be the will of the sky to warn the Republic of Korea from being stained with luxury and pleasure. 豪華絢爛で知られていた江南の三峯百貨店の崩壊事故は、韓国が贅沢と享楽に染まることを警戒する天の意志かもしれないという内容の文章だった。 나는 신문사 독자부에 항의전화를 걸었다. I made a complaint call to the readers of the newspaper. 私は新聞社の読者部に抗議の電話をかけた。 신문사에는 필자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新聞社には|||||| I told the newspaper that I couldn't give my contact information. 新聞社は著者の連絡先を教えることができないと言った。 할 수 없이 나는 독자부의 담당자에게 소리를 질렀다. ||||読者部の||| 仕方なく、私は読者部の担当者に大声を上げた。

"그 여자가 거기 한번 와 본적이나 있대요? "その女性はそこに一度でも来たことがあるんですか? 거기 누가 있는지 안대요?" |||知りません Do you know who is there?" そこに誰がいるのか知らないんですか?" 나는 하아하아 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吐いた| 私はハアハア息を吐いていたに違いない。 미안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ごめんなさい、でも仕方がなかった。 내 울음이 그칠 때까지 전화를 들고 있어 주었던 그 신문사 직원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맙게 생각한다. ||止まる|||||||||||| 私の泣き止むまで電話を持っていてくれたその新聞社のスタッフには今でも感謝している。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230시간을 버틴 청년이 구조되는 것을 텔레비전으로 보았다. ||||耐えた||||| I watched a young man rescued after 230 hours in concrete rubble. コンクリートのがれきの中で230時間耐えた青年が救助されるのをテレビで見た。 285시간을 버틴 소녀도 있었다. There was a girl who lasted 285 hours. 285時間耐えた少女もいた。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TV만 보았다. ||||テレビだけ| 私は何もしないでテレビを見ていただけだった。 남자친구가 나를 걱정했다. 彼氏が私を心配してくれた。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는 거야. "生まれた以上、誰でも死ぬんだ。 군대에서 의무병으로 근무할 때 나는 여러 죽음들을 보았어. ||||||死を| While serving as a medic in the military, I saw several deaths. 軍隊で義務兵として働いていた時、私はいくつかの死を見た。 외삼촌이 육군 장성이라 손을 쓸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는 억지로 나를 그곳에 보냈지." ||将軍||||||||| My uncle was an army general, so I could have used my hand, but my father forced me there." 外叔父が陸軍の将軍なので手を回すこともできたが、父は無理に私をそこに送っ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