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41 - 김종대 "한국의 학교 괴담" - Part 3
네, 이게 이제..그 학교 부지가 연못인 경우를 비롯해 초등학교에서 유행하는 괴담들에 대한 저자분의 설명인데요. 사실은 읽다가 웃겨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참고 읽었는데요. 이분이 아주 진지하게 쓰셨지만 수위가 용을 죽일 수 있을까? 뭐 이런 얘기. 어른들에게는 어이없는 얘긴데,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 학교의 수위, 어떤 버전에서는 뭐 소사라고 말하기도 하고, 옛날에는 그런 말도 있었죠. 소사, 수위 뭐 요즘엔 경비 이런 말도 쓰겠죠. 경비 아저씨는 큰 존재죠. 아주 어른이고요. 어른이고, 제복을 입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어떤 경우는 선생님보다 더 힘이 있는 존재로 보였을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 학교가 연못인 경우, 아마 여러분들도 기억이 나시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여섯군데를 다녔습니다. 전국을 떠돌며 다녔는데요. 전설이 없는 학교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학교를 짓기전에 학교는 그 '무엇'이었습니다. 보면, 전 공동묘지가 많았고요, 역시 연못이었다 이런 버전도 많았습니다. 또 죽음과 관련돼 있는 경우가 많았고요. 죽음과 연못이 합쳐진 경우도 있었죠. 연못에 누가 빠져 죽었기 때문에 그 연못이 한을 품었다 뭐 이런 네 약간 혼종의 버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분의, 저자의 이야기는 이제 학교 부지가 공동묘지인 경우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도 한번 들어보시죠.
운동장과 관련된 이야기도 다양하게 전해진다.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사고나 사건의 내용은 한국과 일본이 매우 유사하다. 한국의 경우, 근대적인 학교 시설이 주로 일제침략기에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일본의 괴담이 한국으로 유입되어 유사하게 전파되었다는 추정은 무리가 없다. 운동장과 관련된 괴담은 재래식 화장실에 등장하는 요괴이야기와 함께, 일본의 전통적인 요괴문화의 흔적이 유입되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대개 운동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발생한다. 사람의 실수로 넘어진다고 해도 무언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넘어진 거라고 생각한다. 예컨데 운동장 밑에서 손이 나와 걸어가던 사람의 발목을 잡아 넘어뜨렸는데 그 이유가 운동장이 과거에는 공동묘지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묘지, 죄인의 처형장, 전쟁터에 학교를 세웠는데, 그 때문에 떠돌아다니는 영들에 의해서 불가사의한 현상이나 사고 등이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들고 이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가 주로 공동묘지나 마을의 터라고 발견되는 점이 차이점이다.
예, 이것과 관련해서 채집된 사례들 입니다.
1.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백가지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이 전설을 다 알게 되면 죽는 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정말 터무니 없는 소리인데도 그걸 믿었다는 사실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우습다. 그 전설 중 한가지는 학교 부지가 과거 공동묘지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 곳곳에 시체가 묻혀있는데 학교 운동장의 그네와 구름사다리 밑, 학교 건물 옆에 있는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 등이라고 한다. (중앙대학교 1학년 주민영 조사 - 본인이 초등학교 시절에 들은 이야기라고 함)
2. 논산의 모 초등학교에 전해져오는 전설이다. 학교를 짓기 전 그곳은 공동묘지였다고 한다. 공동묘지를 밀고 학교를 지었는데 소풍이나 운동회 등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마다 비가 온다고 한다. 다신들의 터를 없앤 귀신들의 복수라고 전해온다고 한다. (중앙대학교 1년 임혜정 조사)
3. 경기도 모 초등학교는 설립시기부터 말이 많았다. 지은 터가 일제시대 때 무덤 터였고, 산으로 둘러쌓여 시내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 학군에 속하는 학부모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땅한 부지를 달리 찾을 수가 없었고, 사립 재단이었기 때문에 스쿨버스와 다른 여러가지 좋은 조건을 제시해 무마하였다고 한다. 학교는 개교를 했고, 첫 신입생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곳곳에서 귀신을 보고 놀라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그것도 학교 운동장 옆에 있는 외부 화장실에서 아이들은 죄수복 차림의 여읜 남자를 보았다고 한다. 학교에선 그 화장실을 폐쇄하였고, 얼마 있지 않아 학생들이 계속 이탈하자 학교를 시내에 있는 다른 고등학교에 더부살이 시켰다. 학교 부지가 매각되고 그 자리에 대기업 연수원이 들어서면서 기초공사를 했는데 그곳에서 일제시대 때 정치범으로 잡혀서 죽은 사람들의 유골과 수인번호가 선명하게 보이는 죄수복이 나왔다고 한다. - 소래 초등학교 백현주 (중앙대학교 3학년 강병렬 조사)
학교를 공동묘지 터에 지었다는 이야기는 일본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한국적인 정서에서 공동묘지를 허물고 학교를 세웠다는 발상은 나오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공동 묘지를 마을 주변에 두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 차이가 있다. 일본의 경우 마을 한 복판에도 묘지가 세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주택가 근처에 학교을 세울 때 선정되기 가장 좋은 공간이 바로 공동묘지이다. 이처럼 부지가 공동묘지이기 때문에 운동장과 관련된 비일상적인 현상을 설명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즉, 귀신이 학교에 나타나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을 수긍시키기 위해서는 공동묘지 부지설을 내새우는 것이 매우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지금은 부지가 부족해서 도시 근처에 있는 공동묘지를 이장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일제 침략기에 학교 부지가 부족할 이유는 거의 없다. 오히려 그런 장소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곳인 경우가 더 많다.
수원의 신풍 초등학교는 백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데 이곳은 조선시대 정조가 화성행궁을 세웠던 자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공동묘지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왜일까? 이부분은 일본 이야기의 영향을 받은 거라고 생각된다. 물론 최근들어 거주지의 확대로 인해 공동묘지에 주거지나 공공기관이 들어섰을 가능성이 사실 높다. 그러나 오래전에 세워진 전통있는 학교의 부지가 공동묘지였다고 하는 것이 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 일본의 영향을 받은 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3 의 사례처럼 화장실에 귀신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학교 터가 공동묘지였다는 것은 귀신이 운동장이나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출현장소로 화장실이 제시되는데 이것은 화장실에 나타나는 귀신이야기와 합쳐지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와 달리 2의 경우는 학교 터가 연못이었다는 이야기와 혼동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귀신들의 거주 공간을 없앴기 때문에 복수를 하려고 학교 행사 때마다 비를 내린다는 설명은 부적절해 보인다. 비를 내리는 복수 보다는 귀신들이 밤마다 나타나거나 사례 3 처럼 화장실 등에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때 비를 내리는 것으로 복수를 한다는 설명은 학교의 터가 연못이었다는 앞서 이야기들에 비해서 흥미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례가 몇 편 있다는 점에서 초등학생들의 상상력이 한계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네, 이게 이제 두번째 공동묘지 관련한 이야기들을 이 저자가 정리한 것인데요. 네, 초등학생들은 역시 초등학생들이죠. 네. 제일 무서운 복수가 소풍갈 때 비가 오는 거라니. 좀 어이없지만 옛날에는 뭐 소풍, 운동회 이런 것을 애타게 기다리기도 했으니까 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 그다음에는 화장실 괴담에 대해서 저자가 설명하는 데요. 네, 일본의 화장실 괴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빨간 종이 파란 종이이다....네, 이거 들어보신 분 계시죠? 빨간 종이 줄까, 파란 종이 줄까 이런건데 알고보니 이게 일본 이야기였다고 하네요. 네. 저희 때는 되게 유행했던 그런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빨강은 피를 흘리는 것을, 파랑은 피가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가 파랗게 변하는 것을 나타내는데, 모두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재밌는 것 입니다. 두 개중에서 하나를 고르하고 하는데 둘다 죽는 것이니까 얼마나 무섭습니까. 뭐 여기 사례들 한번 볼까요?
1. 비 오는 날이면 화장실의 세번째 칸은 사용하지 말아햐 하는데, 만약 지키지 않으면 불행이 따른다는 전설이 있다. -신성 초등학교 장희영
네, 그다음에 두번째 사례입니다.
안양의 모 초등학교는 저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새로 공사를 했는데 그 전까지는 장마철 수해가 극심해서 교실 안 까지 물이 들어차고 재래식 화장실도 물이 넘치기 일수였다. 몇 년 전 수해에 어떤 아이가 이 화장실에 빠져 죽었는데 그맘때가 되면 그 아이의 귀신이 나타난다. 그래서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노크를 필히 네 번 해야 한다거나 옆 칸에서 휴지를 달라는 아이가 있으면 꾸깃꾸깃 꾸겨서 줘야한다는 해결책도 함께 나돌았다.
-만한 초등학교 이응경 (중앙대학교 4학년 조선미 조사)
네, 하지만 저자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화장실 이야기는 기성세대가 알고 있는 것 만큼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듯 하다. 가장 큰 이유는 화장실이 재래식에서 수세식으로 바뀌면서 이런 변화에 제데로 대응하는 이야기가 생성되지 못 했거나 일본식 이야기가 환영받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초등학생들에게 화장실 괴담이 크게 유행하지 않은 것은 일본의 경우와 차이가 있다. 따라서 그 이야기를 전승하는 주체에 따라 이야기가 활성적으로 전달될 수 있지만 초등학생들과 같이 저학년으로 내려올 경우 관심이 적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