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Ми використовуємо файли cookie, щоб зробити LingQ кращим. Відвідавши сайт, Ви погоджуєтесь з нашими правилами обробки файлів «cookie».


image

문학 발췌문 (Literary Excerpts), 김인수, 「새벽의 길 위에서」

김인수, 「새벽의 길 위에서」

어둠이 사라지고 새벽이 옵니다 새벽이 오면 나는 매일매일 버려진 것들을 주우러 길을 나섭니다

새벽의 길 위에서 수레를 끌며 천천히 걸으면 수많은 불빛이 환하게 반기며 밝히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나는 원하는 '파지, 철, 알루미늄 깡통'을 길에서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길을 되돌아오면서 다시 걸으면 무거워진 수레가 더 고맙고 내일 새벽에도 오늘 새벽처럼 꼭 오늘만 같기를 바라게 됩니다

새벽을 흔들어 깨우며 나를 건강하게 움직이게 해주시고 빛, 길, 고물을 선물해주시는 신에게 감사하고

고물을 보물처럼 고물도 보물처럼 새벽의 길 위에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이 말을 더 제대로 배웠습니다 십년 뒤에도 그 후에도 이 말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겁니다

* * 시_ 김인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들레예술문학상' 대상 수상. 낭송_ 정인겸 - 배우. 연극 '2009 유리동물원', '맹목' 등에 출연. 배달하며

이 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시 등이 공동 주최한 노숙인을 위한 문학축제 제2회 민들레예술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주거 취약 대상자들에게 시인들이 재능 기부를 하여 글쓰기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엄과 마주하며 거듭 삶의 비밀과 진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한 것입니다. 매일 새벽마다 수레를 끌며 고물을 주어 생계를 잇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단했을 것입니다. 슬프고 분노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어느 날 문득 발견하게 되는 '빛'과 '길'과 '고물'의 참모습은 삶의 큰 긍정을 낳습니다. 체험의 담담한 발견과 긍정의 과정이 감동스럽습니다. 우리들 내면에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 하나씩 있게 마련입니다. 그 거울을 외면하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시인입니다. 고졸(古拙)한 말의 맛도 좋습니다. 수레......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 인생. 대승(大乘)이라는 말도 생각나는 시입니다.

문학집배원 장석남

출전_ 민들레예술문학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음악_ Digital Juice - Speech 애니메이션_ 민경 프로듀서_ 김태형

김인수, 「새벽의 길 위에서」

어둠이 사라지고 새벽이 옵니다 새벽이 오면 나는 매일매일 버려진 것들을 주우러 길을 나섭니다

새벽의 길 위에서 수레를 끌며 천천히 걸으면 수많은 불빛이 환하게 반기며 밝히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나는 원하는 '파지, 철, 알루미늄 깡통'을 길에서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길을 되돌아오면서 다시 걸으면 무거워진 수레가 더 고맙고 내일 새벽에도 오늘 새벽처럼 꼭 오늘만 같기를 바라게 됩니다

새벽을 흔들어 깨우며 나를 건강하게 움직이게 해주시고 빛, 길, 고물을 선물해주시는 신에게 감사하고

고물을 보물처럼 고물도 보물처럼 새벽의 길 위에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이 말을 더 제대로 배웠습니다 십년 뒤에도 그 후에도 이 말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겁니다

***   *** 시_ 김인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들레예술문학상' 대상 수상. 낭송_ 정인겸 - 배우. 연극 '2009 유리동물원', '맹목' 등에 출연. 배달하며

이 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시 등이 공동 주최한 노숙인을 위한 문학축제 제2회 민들레예술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주거 취약 대상자들에게 시인들이 재능 기부를 하여 글쓰기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엄과 마주하며 거듭 삶의 비밀과 진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한 것입니다. 매일 새벽마다 수레를 끌며 고물을 주어 생계를 잇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단했을 것입니다. 슬프고 분노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어느 날 문득 발견하게 되는 '빛'과 '길'과 '고물'의 참모습은 삶의 큰 긍정을 낳습니다. 체험의 담담한 발견과 긍정의 과정이 감동스럽습니다. 우리들 내면에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 하나씩 있게 마련입니다. 그 거울을 외면하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시인입니다. 고졸(古拙)한 말의 맛도 좋습니다. 수레......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 인생. 대승(大乘)이라는 말도 생각나는 시입니다.

문학집배원 장석남

출전_ 민들레예술문학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음악_ Digital Juice - Speech 애니메이션_ 민경 프로듀서_ 김태형